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러 인권단체 “나발니, KGB 원 펀치 암살술에 당했다” 주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공간이 2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동상에 마련됐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오지의 감옥에 수감돼 있다가 지난 16일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과거 소련 시절 첩보 조직인 KGB(국가보안위원회) 요원이 쓰던 암살 기술로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 인권 단체 ‘굴라구넷’ 설립자 블라디미르 오세킨은 20일 “나발니가 여러 시간 동안 극도로 추운 환경에 노출됐고, 시신의 가슴 부분에서 큰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 한다”며 “이는 과거 KGB의 ‘원 펀치(one-punch) 암살술’이 사용된 정황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 나발니를 긴 시간 동안 추운 곳에 방치해 혈액 순환을 최소한으로 늦추는 방식으로 그의 몸을 파괴한 뒤 심장 부분을 강하게 가격해 사망하게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경험이 있는 요원이라면 수초 안에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단체는 나발니가 숨진 제3 연방교도소 내 제보자를 인용해 “나발니가 사망 직전 기온이 영하 27도까지 떨어진 야외에서 여러 시간 머물렀다”고 전했다. 또 나발니 사망 이틀 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교도소에 들이닥쳐 CCTV와 도·감청 장비를 제거했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 교정국 제1부국장인 발레리 보야리네프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통령령으로 승진한 것도 의혹을 더하고 있다. 그는 나발니의 수감 생활 내내 영치금 사용을 제한하는 등 조직적으로 괴롭혀 왔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 측은 “그의 승진은 푸틴의 공개 보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러시아 정부는) 그의 몸에서 노비촉의 흔적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독살설을 재차 제기했다. 노비촉은 1970년대 구소련이 화학 무기로 개발한 신경독이다. 2020년 8월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였을 때도 검출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원외 정당인 시민발의당은 20일 “다음 달 2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나발니를 비롯해 의문사한 반정부 인사를 기리는 추모 행진을 열겠다”며 모스크바시 당국에 집회 허가를 신청했다. 시민발의당은 신청서에 예상 참가 인원을 ‘최대 5만명’이라고 밝혔다.

[파리=정철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