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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KBS 결국 ‘세월호 다큐’ 접는다…담당 PD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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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둔 지난해 4월9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유가족이 세월호 침몰 지점을 나타내는 부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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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이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에 대해 최종적으로 제작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4월에는 방영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한겨레 취재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21일 시사교양국장과 회의에서 “한국방송 사 쪽도 4월 방송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4월 방송이 안 된다면 출연자들도 협조할 수 없다고 하니 제작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중단 결정을 제작진에 통보했다. 제작진 설명에 따르면 해당 다큐는 40%가량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한국방송은 ‘4월 방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제작 중이던 다큐를 멈춰 세웠다. 지난달 말 부임한 이제원 본부장은 3일 간부를 소집해 제작 일정 변경을 지시했고, 제작진에는 “총선(4월10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다른 참사와 엮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극복 시리즈로 6월 방영할 수 있게 제작하라”는 통보가 내려왔다. 기존 방영 예정일은 총선 8일 뒤인 4월18일이었다.



제작진의 항의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다큐 인사이트 소속 조애진 피디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이제원 본부장은 이미 전임자 시절 제작 승인되어 공식적으로 제작 중인 아이템에 대해 반란이라도 진압하는 태도로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큐 인사이트팀이 다 함께 국장실을 찾아가 수차례 요청 끝에 본부장과 면담했으나 이 본부장은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라고 설명했다.



담당 피디는 최종 무산 결정이 내려지기 전 다큐 출연자들을 만나 사정을 밝히고 사과해야 했다. 해당 다큐 연출을 맡은 이인건 피디는 이날 한겨레에 “공영방송이 여타 상업방송과 다른 이유는 상업방송에서 외면당하는 힘없고 억울하고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함인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없게 됐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한겨레

전국언론노동조합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등이 지난 19일 서울 케이비에스(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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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이 사안에 대해 사 쪽에 티브이편성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편성위원회는 한국방송의 편성규약에 따라 “케이비에스 내외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으로부터 자율성을 보호하고 취재·제작 실무자의 권한을 보장”하기 위한 기구다. 이인건 피디는 “다음 주 화요일(27일)에 편성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여기서 합의를 못하면 공정방송위원회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세월호 다큐에 대한 최종 제작 무산 배경’을 묻는 한겨레의 질의에 앞서 밝힌 입장과 같다고 답했다. 한국방송은 지난 15일 다큐 불방 논란에 대해 “전임 제작1본부장 시절인 지난해 12월 대형참사 생존자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다큐를 기획해 준비 중이었는데, 신임 본부장이 부임 후 당초 기획 취지에 맞게 세월호 생존자뿐 아니라 천안함 피격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등 다른 참사도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6월 이후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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