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시총, 1년새 18% 증가
3년 반만에 아시아증시 1위 '탈환'
인도증시, 선전·홍콩 제치고 6위로 약진
장기 저성장 우려에 中 영향 덜 받는 국가로 자금 이동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사진=AFP) |
21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총은 지난해 말보다 3% 증가한 6조3400억달러(약 8500조원)으로 나타나 순위가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반면 상하이증권거래소 시총은 7% 감소한 6조433억달러(약 8064조원)로 기존 3위에서 5위로 두 계단 밀려났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상하이거래소 시총을 넘어선 건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3년 반만에 아시아 증시 1위로 복귀했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의 약진도 눈에 띈다. 기존 8위였던 인도 증시도 중국 선전증권거래소(7위)와 홍콩증권거래소(8위)를 제치고 세계 6위로 올라섰다.
2022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년간 도쿄증시 시총은 18%, 인도 증시는 34% 각각 늘었지만, 상하이증시는 10%나 줄었다.
중국에서 이탈한 투자금이 일본과 인도로 유입되면서 아시아 증시의 판도 변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 인구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성이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또 중산층 증가에 따른 내수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것도 외국인 투자금이 꾸준히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앞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난 12일 신흥국 시장 지수에서 인도 주식 비중을 기존 17.9%에서 18.2%로 높인다고 밝혔다. 2020년 말 대비 2배 가량 확대된 사상 최대치다. 반면 중국 주식 비중은 26.6%에서 낮췄다. 인도가 지금과 같은 성장 추세를 이어간다면 조만간 신흥국 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저PBR(저가순자산비율) 개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하회하는 기업에 대해 경영개선을 요청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가 등을 통해 자본 수익성을 제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기업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점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부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미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중국 경기가 금방 회복될 것 같지 않아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갈 때 중국 경기침체에 영향을 덜 받고, 독자적인 성장 요인이 있는 일본과 인도로 자금이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발(發) 자금 이동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전날 중국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카드를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회복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니시하마 토오루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환율 하락을 우려해 본격적인 경기 부양책인 금융완화에는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눈앞에 보이는 대책만 내놓고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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