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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의사 반발에도 與 강공…지지율 올랐던 '2022 물류대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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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왼쪽)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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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을 50일 앞두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연일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의대 증원은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했다. 정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하자 현장 복귀를 촉구하면서 정책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의료현장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가 환자 곁을 떠나는 모순된 행동을 벌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여권에서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후대에 큰 죄를 짓는 일”(이용호 의원)이라는 등 정부 방침에 대한 지원사격이 이어졌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이 강공을 펴는 것은 여론 움직임과 관련이 깊다.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 여론조사(2월 13~15일, 무선전화면접)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긍정적’이란 응답은 76%였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자 가운데 73%도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여권 관계자는 “역대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해묵은 과제를 현 정부가 피하지 않고 나서는 점에 국민 상당수가 호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19년간 의대 입학 정원이 3058명으로 고정된 탓이 컸지만, 어느 정부도 개선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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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8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2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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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와 여당은 행정력까지 동원해 의료계를 더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사직하거나, 출근하지 않은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의사 면허 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고, 법원에서 금고형에 처해질 경우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런 강경한 태도는 2022년 11~12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을 당시와 비슷하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초강수를 뒀는데, 대규모 물류대란이 벌어지면서 비난의 화살은 화물연대로 쏠렸다. 결국 화물연대는 보름여 만에 파업을 중단했고 30%대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40%대로 수직상승했다.

관건은 의대생 증원 이슈가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지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만약 현 정부가 의대생 증원 쪽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국정안정론이 커지고 정권심판론이 줄어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의 경우도 반응할 유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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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당은 여권의 밀어붙이기식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혼란·반발을 극대화해 국민 관심을 끈 뒤, 누군가 나타나서 의대 확대 규모를 축소하면서 타협을 끌어내는 정치쇼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사와 정부를 갈라치기를 하고 의료개혁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아주 해로운 음모론”이라며 “본인들이 정권 잡았을 때는 지지율만 의식해 시급한 개혁과제를 도외시했다”고 받아쳤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할 일을 다음 정부로 떠넘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의대 정원확대를 비판할 자격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여권의 태도에 대해 “단순히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지가 정부와 여당의 당면 과제”라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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