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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도 꺾은 AI 바람, 기업들 실리콘밸리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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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폭등-범죄도시 오명에 탈출

스탠퍼드 등 AI인재 영입 위해 귀환

델파이 오고, 오픈AI 사무실 확장

높은 임대료와 세금 등을 이유로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를 떠났던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붐이 일자 속속 실리콘밸리로 귀환하고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인재 확보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스탠퍼드,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등 인근 명문대에서 배출하는 기술 인재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2022년 어도비가 인수한 AI 스타트업 ‘피그마’, 또 다른 AI 스타트업 ‘스케일’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에릭 토렌버그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실리콘밸리로 돌아왔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브렉스’의 공동창업자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를 갔다가 실리콘밸리로 귀환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력에 지난해 말 돌아왔다.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옮기거나 기존 사무실을 확장하는 AI 기업도 많다. 음성 AI 스타트업 ‘델파이’는 마이애미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옮겼다. AI 대표 기업 오픈AI 역시 최근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많은 기업이 탈(脫)실리콘밸리 행보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가 일반화한 데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면서 이미 비싸기로 유명했던 실리콘밸리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또 펜타닐 등 마약의 범람, 경범죄에 관용적인 캘리포니아주 법 체계 등으로 일대 범죄율이 치솟자 많은 투자자와 기업이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치안이 안정적인 마이애미, 텍사스주 오스틴 등으로 둥지를 옮겼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법인세율은 8.8%로 플로리다주(5.5%)보다 훨씬 높다. 개인에게 부과하는 소득세가 없는 플로리다 및 텍사스주와 달리 최고 13.3%의 소득세도 내야 한다.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2021년 실리콘밸리를 떠나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챗GPT’ 등 AI 관련 기술이 급성장하면서 이런 상황이 반전됐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애미 일대의 벤처 투자 규모는 한 해 전보다 70% 급감했지만 실리콘밸리의 투자율은 12%밖에 줄지 않았다. 그간 실리콘밸리를 종종 비판했던 머스크마저도 요즘 AI 업무를 보기 위해 실리콘밸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입을 모아 ‘AI 인재 영입 경쟁’을 꼽았다.

벤처회사 CRV의 맥스 게이저 총괄파트너는 WSJ에 “AI 산업이 IT 산업 중에서도 혁신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관련 인재가 모여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샤인 벤처캐피털의 창업자 모 코이프먼 또한 “스탠퍼드대 등 인근 명문대와의 인접성을 포기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이 실리콘밸리 귀환을 더 적극적으로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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