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진행 중인데도...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등기 이사 빨리 복귀해야"

3기 준감위 첫 회의 앞두고 도어스테핑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 준감위 3기 첫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미뤄진 것을 두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 적정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첫 정례회의 참석한 이 위원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준감위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절대적 독립성의 보장"이라면서 "독립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도 안정적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선임안 등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은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이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의 항소로 재판을 이어가야 한다.

이 위원장은 검찰의 항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재판은 진실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이고 그 마지막이 법원의 판결"이라며 "각자 자신의 주장과 입증을 위해 재판에 참여하지만 마지막에는 재판에 승복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로 3기 임기를 시작한 이 위원장은 "1기와 2기에 이어 3기까지 준감위가 우리 사회 준법경영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준감위 3기는 2기의 주요 과제였던 지배구조 개선과 컨트롤타워 부활, 인권 중심 경영 등의 과제 수행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준감위 정례회의 참석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12일 준감위 2기 정례회의에서 위원장 및 위원들과 한 시간가량 만났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준감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은 최고경영진의 준법경영 의지와 회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이 회장이) 조만간 여러 일정을 고려하셔서 위원회와 면담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