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알리·테무 공습①]'저가 중국산'의 침공, 국내 유통 생태계 '흔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알리 이용자 수, 1년새 2배 증가…테무 앱 설치 건수 900만 건

국내 e커머스 업계 "규제 완화, 지원 정책 필요…생존 달렸다"

[편집자주]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른바 '쩐해전술'로 글로벌 e커머스 시장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을 필두로 한 중국 e커머스 공습의 주요 무대다. 이들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국내 e커머스 업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국내 유통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e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이 유통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뉴스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중국 e커머스 업체의 한국 침공이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e커머스 업체보다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들의 공세에 국내 유통 생태계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업계의 불안감이 가중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쿠팡·11번가·지마켓·SSG닷컴 등 국내 e커머스 업체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대응책을 모색했다.

하지만 중국 e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여 정부와 국내 e커머스 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알리 이용자 수, 1년 만에 2배로 급증…테무 앱 설치건수 900만건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의 국내 시장 잠식 속도는 급증하는 이용자 수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기업·시장 분석업체인 와이즈맨·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월 336만 명이었지만, 올해 1월 717만 명으로 급증했다.

국내 1위인 쿠팡(2982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위인 11번가 월간활성이용자수(759만 명)에 근접했고, G마켓(583만 명)은 제쳤다.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는 570만 명으로 G마켓을 바짝 뒤쫓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 건수는 22만1981건으로 전체 앱 중 1위였다. 앱을 국내에 처음 출시한 지난해 8월 이후 누적 설치 건수는 895만 건에 달한다.

알리·테무의 이용자 수가 급증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국내 e커머스 업체에서 1만~3만 원대에 팔리는 보풀 제거기의 경우 알리에서는 같은 기능의 제품을 2000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살균 기능이 있는 칫솔 거치대도 국내 e커머스 업체에서는 2만~3만 원대에 판매하지만, 알리에서는 6000원대에 판매하는 제품도 있다.

알리·테무는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알리는 지난해에만 마케팅·물류 등에 1000억 원을 투자한 데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무료 반품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한국 내 고객 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레이 장 알리 한국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에 물류 센터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1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에 판매 중인 스마트워치.(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 진출…가품 판매, 제품의 질 문제가 관건

중국 e커머스 업체가 한국에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내수 시장의 포화, 경쟁 격화 때문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알리는 중국 최대 소비 성수기인 광군제(11월 11일) 매출 증가율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긍정적' 성장을 했다고만 밝히고 있다"며 "중국 내 e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중국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해외, 특히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리·테무 등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업계의 우려대로 한국 e커머스 시장을 잠식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른바 '짝퉁'인 가품 판매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제품의 품질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에 우세하다.

알리는 가품 판매를 막기 위해 최근 글로벌 브랜드명 검색을 금지했지만 '갤럭시 워치'를 검색하면 갤럭시 워치와 비슷한 2만~3만 원대 제품들이 검색된다. 특히 최근 출시된 갤럭시워치6와 모양과 이름이 비슷한 'Watch6'라는 제품도 검색된다.

뉴스1

테무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의류.(테무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무도 마찬가지다. '구찌'로 제품을 검색하면 구찌 고유 문양과 비슷한 문양이 새겨진 옷이 검색되는 식이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 제품 구매자는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워낙 많은 업체가 제품을 올리다 보니 제품의 질이 천차만별"이라며 "많은 사람이 써 보고, 검증·추천한 제품을 사야 한다"고 했다.


yos54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