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매뉴얼 문제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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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배기구에서 방사선 오염수가 외부로 유출된 사건은 방사선량이 높아 작업을 빨리 끝내려다 벌어진 ‘인재’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번 사고와 관련된 원인을 조사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앞서 이 원전에서는 지난 7일 소각로 건물 배기구를 통해 방사선 오염수가 약 40분간 외부로 유출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조사결과, 당시 사고가 발생한 건물에서는 이송된 오염수를 처리하는 세슘 흡착장치 점검을 앞두고 방사선량을 낮추기 위한 배기 작업이 진행 중이었음에도 이 장치와 연결된 배관 밸브 10개가 열려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건물 지하에 남아있던 오염수가 역류하면서 흡착장치의 수소 배출용 배기구를 통해 누출됐다.
도쿄전력 측은 당시 밸브가 열려있었던 이유와 관련해 현장 작업자들의 실책이 있었음을 밝혔다. 방사선량이 높아, 작업원들이 빨리 작업을 마치고 싶다는 생각에서 밸브가 열려 있던 것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인수인계나 매뉴얼의 문제도 있었다. 현장 상황에 대해 운전팀과 보전팀 등 2개 조직 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 매뉴얼대로만 작업을 진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당시 현장 작업자들은 하청업체 소속이었으며, 이들이 보는 매뉴얼은 도쿄전력이 만들고 있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운전팀과 보전팀의 정보 공유가 불충분해, 매뉴얼이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업무처리 절차를 개선하고 건물 밖으로 연결된 배기구의 구조를 변경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도쿄전력은 당시 누출된 오염수가 스며든 흙은 굴착해 격리하는 등 대응 조치를 완료했으며 오염수 누출량은 사고 당시에는 5.5t으로 추정했으나 추후 재추정한 결과 1.5t으로 평가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사고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주목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의 폭발 사고로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이 원전에서는 하루 4000명 이상이 일하고 있지만, 인재로 볼 수 있는 사고가 빈발해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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