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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태양에 얼룩? 구멍?…화성에서 본 일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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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4년 2월8일 미 항공우주국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화성에서 찍은 일식 장면. 태양을 일부 가린 천체는 포보스 위성이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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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는 매일 아침 하루에 한 번씩 지구 관제소로부터 ‘오늘의 할 일’을 지시받는다. 그리고 그에 맞춰 수집한 정보와 촬영한 이미지를 수시로 지구에 보낸다.



퍼시비런스가 지난 8일 하늘을 올려다 볼 때 찍힌 화성의 일식 사진이 공개됐다. 일식이란 우주의 한 천체가 태양 앞을 지나갈 때 태양을 가리는 현상을 말한다. 지나가는 천체의 크기와 거리에 따라 태양 전체를 가리기도 한다. 지구에선 달로 인해 18개월마다 한 번씩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그러나 화성에선 개기일식이 일어나지 않는다. 화성의 두 위성이 지구의 위성인 달(반지름 1738㎞)에 비해 워낙 작기 때문이다. 데이모스와 포보스는 지름이 각각 11㎞, 22㎞에 불과하다. 위성 전체가 태양 안에 쏙 들어가기 때문에, 화성에서의 일식은 지구로 치면 금환일식에 해당한다. 두 위성은 중력이 작고 숱한 충돌 사건까지 겪는 바람에 모습도 매끄러운 구형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불규칙 형체다.



퍼시비런스가 화성 체류 1056일째인 이날 포착한 일식은 둘 중 큰 위성인 포보스가 태양 앞을 지나갈 때의 모습이다. 왼쪽 상단에 탑재된 마스트캠-제트 카메라로 촬영했다. 포보스는 6천여㎞ 떨어진 거리에서 화성을 공전한다. 태양계 내에서 모행성에 가장 가까운 위성이다.



지구에서 달이 태양 앞을 통과하는 시간은 8분 안팎이지만 포보스가 태양 앞을 지나가는 시간은 30초 안팎에 불과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포보스의 공전주기가 7시간39분으로 빠르기 때문이다. 하루에 세 번이나 화성을 돈다. 둘째, 태양과의 평균 거리가 2억2천만㎞인 화성에서는 지구에서보다 태양이 훨씬 작게 보인다. 태양의 겉보기 지름이 평균 38% 더 작다. 지구에서 보는 태양의 지름은 31.5분각, 화성에서 보는 태양의 지름은 19.2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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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미 항공우주국 로봇 탐사차 오퍼튜니티와 스피릿이 찍은 화성 일식 장면. 최초의 화성 일식 사진으로 왼쪽은 데이모스, 오른쪽은 포보스에 의한 것이다. 나사 제공




해마다 화성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중





그러나 마치 태양에 난 구멍처럼 보이는 이런 일식도 영원히 볼 수는 없다.



지구의 달이 조석마찰력에 의해 매년 3.8㎝씩 멀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포보스는 100년에 1.8m씩 화성 표면에 가까워지고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약 5000만년 뒤에는 포보스가 화성 표면과 충돌하거나 중도에 부서질 것으로 예상한다.



나사의 탐사선이 화성에서 포보스의 일식 현상의 처음 관측한 때는 18년 전인 2004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처음이었다. 2019년엔 큐리오시티가 일식 현상을 동영상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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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26일 태양 앞을 지나가는 화성 위성 데이모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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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비런스는 지난달 26일 포보스보다 작은 위성 데이모스가 태양 앞을 지나가는 모습도 촬영해 보내왔다. 데이모스는 크기가 포보스의 절반인데다 화성과의 거리도 2만3천㎞나 돼 일식이라 하기엔 태양을 가리는 부위가 매우 미미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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