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측 7명 "중단 없는 전진", 박 측 3명 "국회의원 사리사욕 채워선 안 돼"
김·박, 서로 비판하며 신경전…고조된 분위기에 지지 의원들 맞불 기자회견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왼쪽)와 박맹우 전 의원을 지지하는 지방의원들 |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총선에서 국민의힘 울산 남구을 공천을 놓고 '리턴 매치'를 벌이는 김기현 전 대표와 박맹우 전 의원의 신경전이 지방의원을 앞세운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김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영해·방인섭·천미경·권순용 울산시의원과 이양임·이상기·김대영 남구의원 등 지방의원 7명은 13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원들은 "울산의 중단없는 도약과 전진, 남구을의 내일을 희망으로 바꿔 가는 리더 김기현의 당선을 기원하며 지지를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 전 대표는 울산이 배출한 최초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기적처럼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울산 최초 집권 여당 당 대표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정상화에 앞장서 온 뚝심 있는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뚝심, 소통, 의리로 똘똘 뭉침 김 전 대표의 이러한 종횡무진 의정활동으로 울산은 더 이상 대한민국 변방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중심도시로 발돋움했다"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역주행이 아니라, 미래로 전진하는 정주행과 직진만이 울산과 남구을의 밝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박 전 의원을 지지하는 지방의원들이 맞불 성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동칠 울산시의원, 김장호·최신성 남구의원은 "시·구의원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 국회의원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구의원 역할에 충실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지시들이 이어졌다"고 김 전 대표 측을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도 (김 전 대표는) 당내 경선까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구원을 이용하고 있다"며 "더 이상 휘둘리고 싶지 않으며, 제발 시·구의원을 이렇게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 전 의원에 대해 지지를 선언한다"며 "지역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정치가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전 의원 지지를 선언한 김동칠 시의원은 한때 김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어서 이날 회견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다만 김 시의원은 김 전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날 지방의원들의 잇단 지지 선언과 기자회견은 김 전 대표와 박 전 의원 간 고조된 신경전이 대리전 양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박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울산시민의 큰 기대 속에 전폭적인 지지로 당의 큰 역할을 맡으신 분(김기현)이 당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선당후사는커녕 선사후당, 다시 말해 당보다는 오직 자신의 이익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김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이달 5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의도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가 횡행하고 있다"며 "이런 네거티브 선거 국면은 옳지 않다"고 반박성 발언을 내놨다.
울산 중진 정치인인 김 전 대표와 박 전 의원은 그동안 필요에 따라 협력과 경쟁을 반복했다.
박 전 의원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3∼5대 울산시장을 지냈다.
2014년 3선 의원이던 김 전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선거에 도전한다고 선언하자, 당시 시장이면서 4선 연임 제한을 앞두고 있던 박 전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지역구인 남구을에 출마하기로 했다.
박 전 의원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시장 임기 3개월을 앞두고 사퇴했고, 그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대표와 박 전 의원은 각각 당선됐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울산시장직과 지역구 의원직을 맞바꾼 모양새가 됐다.
박 전 의원은 2016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3선을 꿈꾸던 2020년에는 큰 변수를 맞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김 전 대표가 정치 고향인 남구을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두 사람은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맞붙었고, 박 전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총선에서 두 사람은 지역구 후보 공천을 놓고 다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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