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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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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제3지대 빅텐트, 무당층 대안될까…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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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가 꾸려졌다.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세력은 지난 9일 합당에 합의했다. 통합신당 당명은 ‘개혁신당’(공동대표 이낙연·이준석)이다. 이로써 이번 총선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제3지대 개혁신당의 3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총선 3자 구도는 국민의당이 선풍을 일으킨 2016년 20대 총선 이후 8년 만이다.

개혁신당이 미풍에 그칠지, 돌풍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건 유권자 입장에서는 제3의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이다. 지난 총선·대선 등을 거치며 ‘국민의힘 대 민주당’ 양자 구도가 공고해지면서 갈 곳을 잃은 표심도 두드러졌다. 지난 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1%(무당층 21%, 이준석·이낙연 신당 각각 3% 등)였다. 민주당(35%), 국민의힘(34%) 지지율과 맞먹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실망감을 느껴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표를 줄 마음도 거의 없다. 이에 개혁신당은 ‘반윤(반윤석열)·반명(반이재명)’ 노선을 키울 태세다. 우선 이준석 공동대표는 ‘보수의 심장’ 대구 출마를, 이낙연 공동대표는 ‘민주당 텃밭’ 광주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적진 한가운데에서 반윤·반명 노선을 드러내겠다는 의도다.



“반윤·반명 띄우는 개혁신당, 새 비전 없다면 득표력 한계”



중앙일보

이낙연(왼쪽)·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1차 개혁신당 임시 지도부 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날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와 김종민·이원욱 의원, 금태섭·김용남 전 의원 등은 만찬 회동 후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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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금태섭 전 의원(종로), 경기도에는 이원욱(화성을)·조응천(남양주갑)·양향자(용인갑) 의원 등이 개혁신당 당명을 달고 선거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렇듯 수도권-호남-TK(대구·경북)의 핵심 선거구에 중도 색채가 강하면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 ‘삼각편대’를 띄우겠다는 게 개혁신당의 전략이다.

개혁신당은 지난 11일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위성정당을 준비 중인 거대 양당과 차별화도 꾀했다. “구태를 답습하지 않겠다”(김용남 정책위의장)는 이유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제3지대 성공 여부는 거대 양당이 얼마나 못하느냐가 관건이다. 위성정당 창당 등 양당 움직임을 보면 일단 중간지대 공간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거대 양당에 대한 거부감이 두 달 뒤 투표장에서 개혁신당 득표로도 이어질지는 불명확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반감만으로는 득표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반윤·반명 노선에만 집중하면 반대로 양당 구도가 강해질 수 있다”며 “개혁신당이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한 달 안에 보여야 유권자 시야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정서가 강한 한국 정치에서 개혁신당의 지역 기반이 불분명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역대 제3지대 정당의 총선 성공 사례를 봐도 분명한 지역 연고가 있었다.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어 원내 3당이 된 20대 총선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한 박지원·정동영 전 의원 등 소위 ‘호남파’가 합류해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키운 게 효과를 발휘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50석을 얻은 당시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은 충청 지역이 기반이었다.

개혁신당은 호남 정치를 대표하는 이낙연 대표와 수도권·영남에 지지기반이 있는 이준석 대표가 이끌지만, 오히려 두 사람의 이질감이 역(逆)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합당에 반발한 기존 개혁신당 당원은 탈당 러시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영남권 재선 의원은 “보수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낙연과 손잡은 이준석은 배신자로 보일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호남권 초선 의원도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이낙연 대표가 보수당 출신과 손잡은 것에 실망한 유권자가 많다”고 했다. 어느 한쪽 표를 안정적으로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손익계산에 착수했다. 개혁신당 등장으로 각 선거구가 3자 구도로 재편되면 당락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수도권 재선 의원은 “민주당 출신인 이낙연 대표와 우파지만 중도 성향인 이준석 대표의 결합으로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표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접전지에서 일부 중도표가 개혁신당으로 가면, 민주당 현역에 맞서는 국민의힘 후보는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당에서 날 선 반응도 나왔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0일 SNS에 “온갖 세력이 잡탕밥을 만든 개혁신당은 ‘페미 친문 좌파’ 정당이 됐다”고 했고, 같은 날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SNS에 “이낙연과 이준석은 마이너스 통합이다. 양측 지지자가 서로 보기 싫어서 탈당할 것”이라고 썼다.

지도부도 견제구를 날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나쁘게 말하면 여러 정치세력의 연합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연착륙할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효성·성지원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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