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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주담대 갈아타니 금리 5%P 줄어···"中企 대출까지 확대해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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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경쟁이 불러온 나비효과]

5대 시중은행 5년물 금리보다 낮아

1인당 평균 年 294만원 이자 절감

신용·전세대출 금리도 갈수록 하락

과점체제 깨지며 소비자 부담 경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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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최근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연간 1700만 원을 웃도는 이자를 아끼게 됐다. 캐피털사를 통해 받은 3억 3000만 원의 주담대 대출금리가 연 8.69% 에서 3.5%로 무려 5.18%포인트 넘게 내려가면서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줄이고 있다. 과점 체제인 은행권에 경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은행 간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출시 한 달여가 지난 현재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줄기차게 요구했던 ‘상생 금융’보다 금융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서비스가 시행 중인 주담대와 신용대출·전세대출을 넘어 기업대출로까지 금리 인하의 온기가 퍼질지도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대환 최저금리는 3.67~3.76%로 집계됐다. 다섯 곳 모두 준거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3.77%)보다 낮은 금리를 취급하고 있다. 은행 자금 조달 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낮은 것이다. 이는 각 은행들이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적용해 대출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인하 공세는 더욱 거세다. 케이뱅크의 경우 주담대 갈아타기 최저금리 3.44%, 카카오뱅크는 3.58%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출 이동이 완료된 차주들은 평균 약 1.55%포인트의 금리 인하 효과를 봐 1인당 연간 294만 원의 대출이자 절감 효과를 누렸다.

은행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은 전세대출로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대환 최저금리는 3.66~4.12%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평균 금리(4.7~5.45%)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금리 하락 폭은 평균 약 1.35%포인트로 1인당 192만 원의 대출이자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금융채 6개월 기준) 금리는 4.33~6.33%로 지난해 말(4.49~6.49%)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1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5월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 초반 반짝 흥행 이후 갈아타기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주담대 환승 열풍에 은행들이 일제히 금리 조정에 나서고 준거 금리인 은행채 금리마저 내리면서 금리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플랫폼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가 본격화되면서 은행 간 제대로 된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갈아타기 플랫폼을 통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유치한 주담대 실적은 5722억 원으로 5대 은행(3212억 원)보다 78%나 많았다. 금융 당국의 ‘착한 관치’와 함께 국내 핀테크 기술의 고도화, 대형 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시행착오 없이 자리를 잡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출 갈아타기와 관련해 “은행이 대형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과점 산업 체계가 되다 보니 대출 서비스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는 독과점의 피해를 보는 점이 많았다”며 “금리 갈아타기는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금융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의 긍정적 영향은 앞으로 더 확산될 조짐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집토끼’를 뺏기지 않기 위해 기존 고객들의 금리도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장기 대출 이용 고객 중 상대적으로 이용 금리가 높은 고객의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이미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금리 인하 등을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갈아타기 경쟁에 대출 판도가 바뀌면서 분야별로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현재 아파트로 한정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빌라·오피스텔 등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계약 기간의 절반이 넘지 않았더라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대출에도 플랫폼을 통한 경쟁을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개인사업자 대출 단위에서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토스뱅크의 ‘사장님 대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신용대출 및 보증 대출 등을 각각 따로 알아보지 않고 클릭 한 번으로 고객이 신청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을 한 화면에 제공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담보가 있는 기업대출이라면 대환 서비스를 적용해볼 만하다”며 “금리 부담이 높은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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