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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레퀴엠 공연 중 기침소리…궁예가 관심법으로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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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KBS교향악단이 드라마 ‘태조왕건’과 레퀴엠 음악을 편집해 올린 영상.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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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가? (공연 중에)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2000년에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조왕건’ 속 대사다. 극 중에서 궁예를 맡은 배우 김영철의 대사로,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쓰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리와 관련한 에피소드에 이 대사와 드라마 갈무리 이미지를 활용해 댓글을 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궁예와 클래식이 만난다면? ‘KBS교향악단’이 유튜브 공식 채널에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KBS교향악단이 클래식 공연을 홍보하며 ‘궁예-레퀴엠’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8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설 연휴 동안 눈길을 끌었다. 클래식 공연 홍보에 ‘온라인 문법’을 활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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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이 드라마 ‘태조왕건’과 레퀴엠 음악을 편집해 올린 영상.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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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KBS교향악단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레퀴엠’을 배경음악으로 태조왕건의 영상을 재편집한 34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엄숙한 레퀴엠 선율 위에 드라마 속 궁예의 기행을 담은 영상과 대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저자의 머릿속에는 마구니가 가득하다” “내군은 들어라. 그 마구니를 때려죽여라” 등 온라인에서 여전히 인기인 밈이 계속 등장한다. 지휘자나 연주자가 연주에 몰입하는 모습을 드라마 등장인물의 표정으로 표현한 대목도 웃음을 자아낸다. “누구인가?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라는 원래 대사에 ‘공연 중에’라는 문구를 자막에 넣어서 ‘공연장 매너’를 유쾌하게 짚은 것도 눈길을 끈다. 정통 클래식 소개 영상이 대부분인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에서 다소 ‘튀는’ 이 영상은 12일 오후 1시 현재 조회수가 33만을 넘겼고, 댓글도 1700여개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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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이 드라마 ‘태조왕건’과 레퀴엠 음악을 편집해 올린 영상.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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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은 왜 이 영상을 올렸을까. 영상 마지막에 답이 있다. 영상은 다음달 7일 ‘KBS 교향악단 2024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 홍보로 마무리한다. 영상 시청자는 궁예 등 태조왕건 속 인물들의 모습에 웃다가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레퀴엠 공연 홍보 포스터를 마지막에 보게 된다. KBS교향악단은 영상 댓글에 “KBS교향악단 후원회원에 가입하신 김영철 배우님 환영합니다”며 “이제 공연장에 관객으로 오시는 김영철님을 찾아보세요”라고 올리며 영상이 홍보 목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영상에 ‘기발하다’며 즐거운 반응을 보였다. “채널명과 섬네일과 제목의 매치를 의심해 본 적은 처음이다” “유튜브 채널을 잘못 구독한 줄 알았다” “영상보고 채널 이름 다시 봤다. 구독을 안 할 수 없다” “고급 식당에서 라면 먹는 기분이다” 등 교향악단과 궁예의 조합이 신선하다는 댓글이 많았다. “합성도 방송국이 하면 다르다” 같이 한국방송이 자사 자료를 활용해 합성 영상을 만드니 콘텐츠의 질이 다르다는 평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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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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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유튜브 채널에서도 발레 공연을 온라인 문법을 활용해 홍보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8일(현지시각) 공식 유튜브 계정에 발레 ‘백조의 호수’ 2024년 3월 공연을 홍보하며 영상을 올렸다. 백조가 얼음판 위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며 마치 발레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과 “대자연이 당신에게 신호를 줄 때”라는 문구가 담긴 영상이 지나가면 ‘백조의 호수가 2024년 3월에 돌아온다’는 홍보 영상이 나온다. 영상에는 “백조의 모습이 놀랍다” “저 백조가 오데트(백조의 호수 주인공)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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