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해 건강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입니다. 나이에 따라 신경 써야 할 건강 이슈들이 다릅니다. 설 명절을 맞아 선물도 좋지만, 연령대별 챙겨야 할 건강 포인트를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요. 중앙일보가 서울대병원 전문가 도움을 받아 연령별 슬기로운 건강생활을 짚어봤습니다. 세 번째는 박민선 가정의학과 교수와 알아보는 40~50대의 생활습관 관리입니다.
대부분 20~30대까지는 장기가 건강해서 운동이나 영양의 균형이 적절치 않아도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40~50대, 중년의 나이에 이르면, 약물이 필요한 만성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비만·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기다.
누구나 적절히 운동하고 영양을 섭취해야 건강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회식하는 등으로 영양이 과다한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조금 덜 먹고 에너지 소비가 더 되는 날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과로하거나 밤샘을 할 수밖에 없는 일정도 있고, 조금 시간의 여유가 있는 날도 있을 수 있다. 결국 먹고 움직이는 균형과, 일과 휴식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날이 반복되면서 체력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 상태가 지속하면 질병이 생길 수밖에 없다.
━
반복적인 무리가 생기지 않도록
마치 사회생활을 할 때 상대방과의 타협점을 찾듯이, 건강을 지키려면 몸이 원하는 것과 내 뇌가 하고자 하는 것의 타협점을 잘 찾아야 한다. 몸은 생존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만약 몸 자체의 생존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과거 먹을 것도 풍족하지 않고 극심한 추위와 더위에 맞서 인류가 생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20~30대의 몸은 조금 무리가 되어도 반사적으로 생존을 위한 기전이 빠르게 작동하면서 회복할 수 있다.
반면 40~50대에는 안 좋은 생활습관이 반복될 경우 통증이나 불편감 등 몸이 ‘증상’을 통해 표현하기도 하고, 소리 없이 장기의 노화를 촉진해 노년기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이처럼 경우에 따라 몸에 스트레스 상황이 생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반복되지 않도록, 적어도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와 몸이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게는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하루 짜게 먹는 경우 여분의 나트륨이 배설되는데 3일이란 시간이 소요되며, 체중의 경우도 1~1.5㎏ 정도 늘었다 제 자리로 가는데 2~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일상을 흔드는 상황이 하루 생겼다면, 1~2일은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활습관 리모델링 실천법. 자료 서울대병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좋은 것 찾기 전에 안 좋은 것 없애자
나이 들면서 피로감을 느끼거나 증상을 느끼게 되면, 자신의 잘못된 생활습관 등의 원인을 찾기보다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조식품이나 보양식을 찾는 것 같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40~50대 성인은 10명 중 7명 이상이 식이보충제 복용 경험이 있다. (40대 74.8%, 50대 72.9%) 또한, 2023년 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76.2%는 최근 1년 이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을 위해 열량과 영양소가 많이 필요한 소아 시기나 소화흡수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의 경우, 편식하거나 영양이 조금 부족할 때 식이보충제를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40~50대는 이런 경우가 아니다. 이때는 체력을 앗아가는 몸에 안 좋은 행동을 몸에 하고 있지 않은지부터 찾아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흡연과 과음·폭식·과로 등이 있다.
예부터 한국인은 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이 부족해 곡물과 채소를 위주로 생활해 왔다. 밥이나 잡곡 빵류 등의 곡물이 부족하면 몸은 간식으로 과자·떡·음료수 등 단 성분을 찾게 되고, 이는 대부분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단순 당이다. 단순 당 위주의 간식을 없애려면 세 끼 중 두 끼니 이상 밥류와 반찬류 등의 곡물을 위주로 식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1800kcal를 섭취하는 성인은 한 끼니에 밥 3 분의 2 공기, 단백질 반찬류 1~2가지, 나물, 채소 2~3가지와 우유 작은 컵, 사과 2쪽 등의 간식 2회 정도가 적당하다. 식사는 배가 살짝 부를 만큼 부족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
급격한 변화 피하기
생활습관을 리모델링하자고 하면, 갑자기 하지 않던 운동을 확실하게 하기 시작하고, 아침을 샐러드와 과일, 계란 등 열량이 적고 탄수화물을 거의 제거한 속칭 ‘건강식’으로 급격히 변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운동은 근본적으로 힘을 소모하는 일이고, 영양은 외부에서 들어온 성분으로 힘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이 둘을 한꺼번에 변화시키면, 20~30대와는 달리 힘의 소모도 늘고, 만들어내는 힘도 떨어져 갑작스럽게 몸의 균형을 흔드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이는 포기하기 쉬울 뿐 아니라, 호흡기 및 요로 감염, 대상포진 등의 부작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운동이 부족한 경우는 규칙적으로 주 2~3회 운동을 먼저 시작하고, 30~60분 가량 걷는 운동부터 시작해 강도를 점차 높여 나가야 한다. 식사를 거르는 등 음식 섭취가 적절치 않은 경우는 식사를 규칙적으로 나누어 하는 것부터 시작해 적응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 생활습관 교정법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다. 새해를 맞아 내 건강습관 리모델링을 한번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