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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금 보다 금 같아진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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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가 금값과 유례없이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패러글라이딩 침투'로 세간을 경악하게 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라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위험자산인 비트코인과 안전자산인 금 시세 상관관계 계수가 역대 최고치에 가깝다다. 투자자들의 시각이 다양해지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경계가 흐릿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8일 금융 정보사이트 롱텀트렌드가 주간으로 집계하는 비트코인과 금 시세의 1년 상관관계 계수는 지난 2월5일 기준 0.80을 나타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과 금 가격 사이의 1년 이동 상관 계수를 기록한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비트코인과 금 값이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의미이며 -1에 가까울수록 엇갈리게 움직였다는 의미가 된다.

비트코인과 금 시세의 1년 상관관계 계수는 역대 최고치인 2023년10월30일 0.82를 기록한 뒤 2023년12월17일 0.71로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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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금 1년 상관관계 추이. /사진=롱텀트렌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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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세와 상관관계가 떨어졌던 2021년7월12일(-0.81)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이 금과 매우 유사한 시세 흐름을 보이게 된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2022년2월24일)한 직후 집계(2022년 2월27일·-0.41)보다도 현재가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2023년10월7일)과 같이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사태가 지난해 연이어 벌어졌음에도 전통금융에 반기를 들며 만들어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금과 닮은꼴이 돼가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구분법이 투자자 사이에서 다양화한 가운데 지난해 미국 규제 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에 따른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 흐름으로 비트코인을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여기는 시각도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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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4.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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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달러가 강세가 되면 금값도 떨어지고 비트코인이라든지 가상화폐도 떨어지는데 최근에는 비슷하게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무엇이 안전 자산인지에 대한 투자자들 서로의 생각들이 다른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든지 중동 사태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무언가 반으로 쪼개지고 불안한 모습이 보이는데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미국에서 출시되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니 투자자들이 비트코인도 일부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성격을 부여받은 것으로 생각하게 됐고, 금 비트코인이 같이 움직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정비되고 있는 것이 규제 당국의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 준비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6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19일 시행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조기에 안착해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감독·검사·조사업무 집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 시행령·고시 등 세부 사항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진행한 가상자산사업자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위법사례가 발견되는 경우 중점검사 등을 통해 엄중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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