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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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직 중 수사자료를 변호사에게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선규(55·사법연수원 32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직무대행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성복)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대행의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6일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김 대행은 2014년 11월 전주지검에서 일할 때 목사 B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면서 작성한 구속영장 의견서와 수사자료 등을 이듬해 퇴직 후 지인 A씨에게 건넨 혐의로 2020년 4월 기소됐다. 사기 피해자가 B씨를 고소하면서 유출된 수사자료 등을 첨부해 세상에 알려졌다. 의견서에는 수사 대상자들의 진술 내용과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사기 사건 피해자가 의견서 입수 경위 진술을 수사·재판 과정에서 계속 바꿨다는 이유로 "다른 경로로 의견서 사본을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 대행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새로 제출한 의견서 사본 등을 검토한 후 "의견서(유출본)는 김 대행이 작성한 의견서의 최종본을 정확하게 전사(베껴 씀)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명, 주소 등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피해자가 별도 경로로 의견서를 취득했다는 것은 믿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현재 공수처 수사1부장으로 공석인 공수처장 직무를 대신 맡고 있다. 검찰에서 물러난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2년 9월 공수처에 임용됐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소속 검사를 파면할 수 없다.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지 않는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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