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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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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김관진 사면... 尹, 총선 앞두고 '보수 민심' 끌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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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왕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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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특별사면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건 "활력 있는 민생경제"다. 하지만 시선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 박근혜 정부 고위급 인사에 쏠렸다. 최근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예우하는 행보가 잦아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총선을 겨냥한 보수 민심 끌어 안기라는 해석이다.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였다. 김 전 안보실장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방·안보 분야 1인자로 통했다. 이들은 각각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둘 모두 최근 재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되면서 사면 자격을 갖췄다. 정부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따른 직무수행으로 처벌된 전직 주요 공직자와 여야 정치인, 장기간 언론인으로 재직한 언론사 경영진 등을 사면함으로써 갈등 극복과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총선과 사면의 연결고리에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유독 박 전 대통령에게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만난 후 스킨십이 부쩍 늘었다. 11월엔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자택을 찾았고, 12월엔 한남동 관저로 박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2일 박 전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 전화도 걸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다가서기'는 총선이 코앞인데도 좀처럼 강하게 결집하지 않는 대구·경북(TK) 민심을 달래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에서부터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대구에서 대규모 북콘서트를 열고 사실상 총선 지원 행보에 나섰다. 자연히 그가 총선에서 TK 표심에 미칠 영향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 문재인 정부에서 노조 탄압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김장겸 전 MBC 사장, 안광한 전 MBC 사장 등 MBC 전직 간부 4명도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 중용된 언론사 간부들에 대한 사면·복권이 이뤄지면서 이들이 윤석열 정부의 방송개혁 과정에 역할을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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