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정부 의대 증원 규모 발표 앞두고
의협 “총파업 불사…집행부 총사퇴·비대위 결성”
이필수 “의사 이기주의로 몰아가서 안타까워”
“전공의·의대생 법적 문제 발생 시 적극 보호할 것”
정부가 지난 6일 오후 의료정책 심의 기구를 열고 2025학년도에 적용할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 정원 증원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필수 의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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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규모 발표에 맞서 대한의사협회가 설 연휴 직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해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사이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장은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겠냐’는 질문에 “국민 대부분 의대 증원을 찬성하고 많이들 단순히 의사 수가 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사실 우리가 병원이 없어서 못 가는 것이냐. 아마 의료 접근성은 대한민국이 최고일 것”고 했다.
이 회장은 이어 “여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우리는 전문가다. 대한의사협회를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가 의대 증원은 한 명도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협상에서 논의해가자, 대화로 풀어가자고 했음에도 안 된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게 된다면 의협은 집행부 사퇴와 동시에 즉각적인 대의원총회를 소집해 빠른 시일 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파업절차에 돌입할 것”이며 “설 연휴가 끝나고 바로 비대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투쟁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 이후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던 의료진이 있다. 아직도 전국 곳곳에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피땀을 흘리는 의료인들이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의료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오로지 밥그릇 챙기기로 규정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런 정부의 시각에 무력감과 참담함을 느낀다. 의협은 일찍이 이런 첨예한 갈등을 피하고 국민 건강 수호라는 대명제를 지키기 위해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 참여했다”고 했다. 그는 또 “2021년 5월부터 의협 회장직을 맡으면서 내 입에서 ‘파업’이라는 말이 나온 적 없었다”며 “그동안 의대 증원 관련해서 정부와 생각은 다르지만 진정성과 유연성을 갖고 정부와의 협상에 임해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협의체를 통한 논의라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국민 건강을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밤샘 토론을 하면서 논의를 해보자는 의료계의 반복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끝장 토론을 열고 (협의체에서) 증원 규모 숫자를 결정하자고 정부에 23차 때부터 27차 때까지 계속 제안했지만 보건복지부는 단 한 번도 이에 대해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에 실시한 의협의 총파업 투표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 발표를 강행할 경우 의협은 작년 12월에 실시한 파업 찬반 전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즉각 공개하고, 총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파업 시 전공의나 의대생에 대한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5일 밤 긴급 상임이사회가 열렸으며 ‘집단 행동에 들어갈 경우 의협이 법적으로 전공의와 의대생을 보호할 수 있게 하자’는 법안을 결의했다”라며 “법적 문제 발생 시 의대생과 전공의가 실질적인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 지원에 나설 것”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사 인력 확대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선 내년 의대 정원이 1500~2000명 가량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대 정원은 지난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동결돼왔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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