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유니셔티브, 한국증시 레벨업 사다리 놓다③
유니셔티브(Yoonitiative, 윤석열 대통령 이니셔티브)의 핵심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벤치마킹했다. 일본 증시는 정책적 노력과 엔화 약세 훈풍에 힘입어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1위'(시가총액 기준)로 올라섰다. 대표 지수인 토픽스와 니케이225는 지난해 25%, 28%씩 상승했다. 한국 증시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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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처럼 '저PBR주 밸류업' 나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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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to Book-value Ratio)'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상품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작업이다.
PBR 1배 미만 저PBR주, 저평가 고배당주 등이 지수에 편입될 전망이다.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방점이 찍힌 정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기업들이 속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만간 지수를 비롯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2.85포인트(2.87%) 상승한 2,615.31로 장을 마쳤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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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ROE·자기자본수익률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하고, 저PBR 상장사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하도록 권고한다. 공시우수법인은 가점을 주고,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 개발과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추진한다. 사실상 저PBR 기업의 주가부양 노력을 강제하고, 이를 독려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상장사 배당절차 개선과 국내외 기업설명회(IR) 강화도 추진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업무보고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중 뉴욕을 방문해 우리의 밸류업 노력 등 한국 시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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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의 '新자본주의'와 엔화약세 효과… 정책의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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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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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저PBR 종목들이 급등할 만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이유는 일본 사례에서 증시 부양 효과가 증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는 PBR 1배 이하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 공개를 요구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보다 높고, PBR 1배 이상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편입한 'JPX 프라임 150' 지수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장도 이뤄졌다.
도쿄거래소의 증시 부양책은 일본 기시다 내각의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정책은 일본 내 자금흐름을 안전자산에서 모험자본으로 이동시키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혁신성장산업 육성을 통해 가계와 기업의 부를 증대시키는 게 목표다. 때마침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일본 증시로 몰렸다. 이에 따른 상승효과에 힘입어 일본 증시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7월 출시한 'JPX 프라인 150' 지수 로고. /사진=도쿄거래소.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엔화 약세와 같은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 효과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수하는 기업에 대한 우량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운용 벤치마크로 활용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우량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선 네임 앤드 셰임(Name&Shame, 공개적 망신주기) 리스트를 공개해 압박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의 저PBR 장세 지속 여부는 ROE를 고려한 벤치마크 자금 유입 규모, 정책 자금의 신규 벤치마크 활용 유도 강도에 달렸다"며 "저PBR 종목군은 성장주와 대척점에 있다. 성장주가 상승 압력을 받을 때 부침 정도는 겪을 수 있다. 방향성 자체는 2월에도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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