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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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에 1500~2000명을 시작으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시작될 전망이다. 당초 1000명 내외 정도에서 증원을 시작한다고 알려졌지만 첫 해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7~8일 중 이런 내용을 담은 의대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발표에 앞서 대한의사협회가 참여하는 의료현안협의체 마지막 회의(27차)를 연다. 또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안을 심의·의결한 뒤 바로 발표한다. 정부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와 방법을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직접 챙기고 있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만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확대 방안의 기준은 2035년 의사의 수급 균형이다. 조규홍 장관은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서 "2035년 1만5000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를 고려하여 현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대 정원을 충분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을 늘린다고 바로 의사가 늘지 않는다. 2025학년도에 정원을 늘리면 6년 교육을 받은 뒤 2031년 초 의사 면허를 취득한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2035년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2031~2035년 5년 동안 1만5000명의 의사가 더 배출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2025~2029년 정원 확대가 핵심이다. 이 관계자는 "5년 간 1만5000명을 확보하려면 첫 해에 1000명 정도 늘려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그래서 1500~2000명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1700~1800명 내외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 이후 4년 간 점차 늘려 2029년에는 200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원 기자 |
2025학년도 이후에 점차 늘려나가려는 이유는 의과대학의 시설 투자와 교원 확보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만5000명을 모두 의대 증원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은퇴한 의사를 활용해 필수의료 등에 배치하기로 했다. 은퇴 의사 활용은 대한의사협회가 줄곧 주장해온 것이다.
정부는 의과대학 신설여부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과 지방정부의 요구가 빗발친다. 하지만 정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아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지만 포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설 후 의사 배출에 시간이 오래 걸려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 의료수급 추계위원회(가칭) 같은 정원 조정 시스템을 만들어 3~5년 단위로 적정한 정원을 추계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1999년 의료인력자문위원회를, 일본은 2015년 의사수급분과회를 만들어 이런 역할을 맡겼다. 정부 관계자는 "정원을 늘려서 계속 갈 수 없으니 수급위원회를 만들어 정원 축소 등을 논의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원 확대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커지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지난해 12월 회원 대상으로 총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마쳤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회원 4200명(전체의 28%)을 설문조사해 86%가 단체행동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정부의 대응 방침도 강경하다. 윤 대통령은 1일 토론회에서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 개혁을 일부 반대나 저항 때문에 후퇴한다면 국가의 본질적인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말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이번에 실패하면 대한민국은 없을 것이라 보고 비장하게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은 지난 1일 KBS 뉴스에 출연해 "정부는 비상 진료 대책과 단호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비해 대국민 담화문 작성에 들어갔다. 파업을 시작하면 업무 복귀 명령을 즉각 발동하고, 업무방해죄 적용 등의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주원 기자 |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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