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위협은 자제… '수위 조절'
이라크·시리아도 미국 비난 동참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공군기지에서 요르단에서 폭격으로 사망한 미군 장병의 시신 운구 행사에서 조의를 표하고 있다. 도버=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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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앞서 미군 3명을 사망케 한 이라크 및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를 겨냥한 미국의 보복 공격 이후 나온 이란의 첫 반응이다. 다만 무력 대응은 언급하지 않은 채 수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및 시리아 공격은 역내 긴장과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의 보복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직접 위협은 자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무력 대응보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것이다. 칸아니 대변인은 이번 미국의 공격이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미국의 공격을 막야한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전날 오후 4시(미국 동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공습은 작전지휘 통제시설, 로켓·미사일·무인기 보관 창고 등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사령부는 설명했다.
시리아와 이라크도 미국의 공습에 분노하며 '지역 혼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시리아 동부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과 군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공공 및 개인 재산 피해도 있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다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미국의 공격으로 총 2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중 9명의 무장대원은 시리아 국적, 6명은 이라크 국적자이며 민간인 사망자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라크 정부도 미국의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 최소 16명이 죽고, 23명이 부상했다며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바심 알-아와디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미국 항공기가 우리 보안군 지역 등을 공습했다. 이는 이라크 영토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자국군이 미군의 공습에 공조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이번 공격과 관련, 자국 주재 미국 대사 대리를 초치해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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