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농민 시위 확산에 화들짝…EU, 부담 경감 대책 약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벨기에 브뤼셀에서 1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농민들이 유럽의회 건물 앞에서 농업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농민들의 생계 대책 요구 시위가 유럽 다른 나라로 계속 확산되자, 프랑스 정부와 유럽연합(EU)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으며 농민 달래기에 나섰다. 프랑스 농민 단체들은 트랙터를 동원한 도로 봉쇄 시위를 일단 중단하기로 했으나, 유럽의회 선거가 4개월 뒤로 예정되어 있어 농업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1일(현지시각) 유럽연합 특별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농민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농민들은 이날 브뤼셀의 유럽의회 건물 앞에서 트랙터로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농민들은 경찰이 설치한 차단물을 뚫으려고 시도했다. 농민들은 건초 더미와 자동차 타이어를 태우고 경찰에게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스페인 청년농업인 단체 소속 농민 호세 마리아 카스티야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매일 나오는 ‘미친’ 법률들을 차단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도 농민들의 도로 봉쇄 시위가 이어졌고,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에서도 이날 농민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유럽 농민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이후 물가 급등에 따른 생산비 부담, 축산 농가 등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우크라이나산 값싼 농산물 유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농업 규제 완화와 추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연합보다 더 엄격한 살충제 사용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무부도 이날 축산 농가와 포도주 생산 농가 등을 지원하기 위한 4억유로(약 5770억원)의 추가 지원에 2억유로(약 2880억원)의 현금 지원을 더한 긴급 대책을 내놨다.



정부 발표 이후 농민 단체들은 도로 봉쇄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농민조합연맹’(FNSEA)의 아르노 루소 위원장은 “이제는 집으로 돌아감으로써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노 가이요 청년농민회장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그동안 발표된 정책들을 다루기 위해 각 지자체, 정부 부처와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 단체들은 정부에 앞으로 3주 안에 구체적인 첫번째 결과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유럽연합 지도자들도 농민 달래기에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순회 의장국인 벨기에의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는 이날 농민 단체 대표들과 면담하고 추가 대책을 약속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유럽 농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단기적인 도전 과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며 농민들의 행정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더크로 총리도 농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연합은 전날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값싼 농산물 수입이 급증할 경우 긴급 보호 대책을 발동하기로 했다. 또, 농업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농지의 4%를 휴경지로 남겨둬야 하는 규정을 올해에 한해 면제해주기로 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