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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부친 공장서 다이아 깎다 ‘금배지’... 與 비례대표된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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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탈당으로 비례의원 이어받아

조선일보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 김근태 의원이 1일 국회 본청앞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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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전까지 김근태(34)씨는 손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묻히며 일했다. 그의 일터는 경기도 화성시에 부친이 차린 공업용 다이아몬드 공구 제조공장. 일가족 네 명과 직원 한 명이 근무하는 5인 사업장이다. 그날도 김씨는 작업복을 입고 공구 재료 준비부터 거래처 서류 작업까지 전방위로 뛰다가 전화를 받았다. “김근태씨죠? 비례대표 국회의원 승계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김씨가 제21대 국회 마지막 의원으로 합류했다. 권은희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9일 탈당하면서 이어받은 비례대표 자리다. 권 전 의원이 국민의당(2022년 5월 국민의힘과 합당) 비례 순번 3번이었고, 그가 4번이었다. 공직선거법상 1월 30일까지만 의원직 승계가 가능한데, 하루 차이로 여의도행 막차를 탔다. 임기는 21대 국회 만료일인 오는 5월 29일까지 꼭 120일이다. “짧은 임기지만 하루하루를 농도 짙게 보내려고 해요.”

김 의원은 연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대 촛불 집회’를 이끌었다. 이듬해 신전대협 서울대 지부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 비판에 앞장섰고, 그해 총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에 영입돼 비례 4번을 받아 한 끗 차이로 낙선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치러봤고, 합당 후엔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직을 맡았습니다. 4년 전보다 성숙해진 상태에서 의원직을 맡아 다행입니다.”

부랴부랴 보좌진을 꾸렸다. 최연장자가 1987년생, 최연소자가 2000년생으로 ‘가장 젊은 의원실’을 자부한다. 김 의원은 “면접 등을 보면서 철저히 능력 위주로 뽑았는데 그렇게 됐다. 임기가 짧은 만큼 보좌진 9명 전원이 정책 개발에 힘쓸 생각”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선 의원일 때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당시 최연소 20대 보좌관이었다는데, 우리 방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원 시절 선후배와 교수님들을 최근 만났는데, 정부의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예산 감축’에 대해 우려가 컸다”며 “현 정부는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펴는데 현장에선 오해가 많아, 이것을 풀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의원 선서를 하러 등원한 1일 국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확대 적용 유예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느라 시끄러웠다. “제가 아버지의 공장 운영을 거들어 봤잖아요. 규모와 상관없이 사업체를 이끈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입니다. 최근에 이 법이 시행되고 나서 동네 이삿짐 업체들이 ‘일꾼 다치면 큰일 난다’며 사다리차가 필요한 고층 건물 이사를 거부할 정도로 부작용이 벌써 심각해요. 노동과 안전의 가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명한 균형점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김 의원은 “2월에 결혼할 예정이었는데, 겹경사를 맞이했다”며 “다음 총선은 일단 생각하지 않고,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정치를 해보겠다”고 웃었다. 그는 이날 류호정·이은주 전 의원의 탈당으로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녹색정의당 양경규·이자스민 의원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선서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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