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측 협상조건인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일부 수정한 '산업안전지원청' 설치를 가지고 막판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측이 해당 안을 수용할 경우 1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즉시 통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업안전보건청이 아닌 산업안전지원청이라는, 단속이나 조사 업무를 좀 덜어내고 예방이나 지원 등 역할을 하는 그런 기구를 하나 만드는 안을 (민주당에) 제시했다"며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적용을 2년 유예하되, 중처법 확대 적용이 시행되는 시점인 2년 후 산업안전지원청도 함께 개청하겠다는 것이 윤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앞서 이날 오전 대통령실은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를 위해 '야당이 요구한 산안청 설치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날 윤 원내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그리고 윤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오찬 회동 당시 해당 안건에 대해 장시간 논의하고 '최대한 협상을 할 것'이란 결론을 도출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해당 입장과 관련해 "(지난 회동 당시) '어떻게든 원내대표가 민주당과 협상을 해서 합의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정리가 됐다"며 "그래서 당일 오후에 민주당 대표와 회동해서, 민주당의 요구안을 좀 절충한 안을 협상안으로 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이 국민의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중처법 유예안은 이르면 이날 본회의에서도 타결이 가능해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해당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1일 본회의에서의 유예안 처리도 가능한가' 묻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께 의원총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산업안전지원청 설치가 협상의 핵심 조건으로 부상한 만큼, 윤 원내대표는 50인 미만 사업장 기준을 30인이나 25인으로 바꾸는 등 '규모 변경'에 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안전지원청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나 내용 등은 "준비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이후 시행령 등에서 업무분장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 원내대표는 당초 민주당 측이 내건 조건인 산업안전보건청이 아닌 산업안전지원청을 제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산안보건청이 문재인 정부 때도 하려다가 못한 이유가 워낙 현장 규제기구 늘어남에 의해서 오히려 중재법 보다 더 어려운 현장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였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윤 원내대표의 브리핑이 이어지는 도중 취재진 공지를 통해 "산안청 설치 문제는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와 함께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보도를 부인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도 상황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이런저런 얘기하기가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며 "아직 민주당 입장이 안 나왔는데, 협상파트너가 있는데 그걸 얘기하기가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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