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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작년 소비 20년만에 최대폭 하락 “고물가속 올해 회복 쉽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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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고물가-고금리에 2년째 줄어… 이자부담 큰 서민-청년 지갑 닫아

제조업 생산, 25년만에 최대폭 감소

반도체 부진-中경기회복 지연 영향

가동률 71%… 설비투자 5.5% 감소

지난해 소비가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치며 2년 연속 전년보다 감소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소비는 올해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불어난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가 부진하며 제조업 생산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 “소비 쉽사리 살아나기 힘든 상황”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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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2022년에 이어 2년째 마이너스(―)다. 승용차(6.1%)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는 0.2% 늘었지만 의복(―2.1%)과 오락·취미·경기용품(―2.1%)이 줄며 준내구재는 2.6% 감소했다. 화장품(―11.5%)이 포함되는 비내구재도 1.8%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금리, 물가 등의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 비용이 커지고 물가까지 뛰자 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아직 이자율이 조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는 (소비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소비 성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해졌지만 젊은층의 소비가 덜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매판매가 되살아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금리 속에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내수 소비가 쉽사리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는 “심리 개선에도 민간소비는 여전히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코로나19 때만큼 떨어진 제조업 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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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0.7% 늘어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제조업 생산이 1년 전보다 3.9% 줄며 1998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이 전년보다 쪼그라든 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반도체 생산이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며 전체 제조업 생산을 끌어내렸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1.3%에 그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2020년(71.1%)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1%대를 보인 건 1983년(71.0%) 이후 두 번뿐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제조업은 특히 중국에 많이 의존해 왔는데 중국의 경제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지난해 큰 타격을 받았다”며 “중국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반도체 등의 수요가 늘어나 올해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과거와 같은 호황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기존 성장 방식에 한계를 맞이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공장, 기계 등의 설비투자는 기계류(―7.2%)와 운송장비(―0.4%)에서 모두 줄어 전년보다 5.5% 감소했다.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건설투자는 이미 이뤄진 건설 공사를 뜻하는 건설기성은 7.7% 늘었지만 건설수주가 19.1% 급감했다. 기재부는 건설 수주 부진을 한국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건설 분야와 내수에서 부정적인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동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나 운송 비용도 오르게 되는데, 이에 따른 물가 상승뿐만 아니라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산업 활동 위축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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