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2018년 65세 허용후
5060대 6명 첫 ‘구족계’ 예정
은퇴 출가상담, 전체 22% 차지
젊은층 외면 ‘출가 절벽’ 속
한국불교계 고령화 숙제 남아
5060대 6명 첫 ‘구족계’ 예정
은퇴 출가상담, 전체 22% 차지
젊은층 외면 ‘출가 절벽’ 속
한국불교계 고령화 숙제 남아
5060 은퇴출가자들이 수행 5년만에 정식 스님이 되는 구족계를 오는 3월 말 처음으로 받을 예정이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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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말 조계종에서 첫 은퇴출가자 출신 정식 스님이 탄생한다.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은 이달 초 구족계(정식 승려 계) 수계산림을 오는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봉행한다고 종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했다. 수계 대상 가운데 처음으로 은퇴출가자도 포함된다.
은퇴출가자란 직장 은퇴자 가운데 늦깎이로 출가한 사람을 일컫는다. 51~65세를 대상으로 2018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행자 생활 1년을 거친 뒤 사미·사미니계(예비 스님)를 받고 정규 교육과정 4년을 마치면 정식스님이 되는 구족계를 받게 된다. 조계종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지 5년만에 첫 정식 스님이 탄생하는 셈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승가고시나 중도 포기 등 이변이 없다면 은퇴출가자 가운데 6명 정도가 처음으로 정식스님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이후 출가자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조계종은 출가 연령을 계속 상향조정했다. 2005년 출가 상한선을 기존 40세에서 50세로 대폭 올렸다. 20대 청년출가 대신 3040 중년출가가 대세가 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더 나아가 2018년에는 ‘은퇴출가’ 길을 열어 65세까지도 머리를 깎고 산문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발심을 한다고 해서 모두 은퇴출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계종은 다소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갖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경력을 증명해야 하며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고,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 수혜 예정자이어야 한다. 자칫 노후를 해결하려는 수단으로 출가 제도를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한 일반출가와 달리 행자 생활이 1년으로 2배 길다. 종단내 선거권과 피선거권, 주지 등 보직에도 제한을 받는다.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젊은 시절 출가의 꿈을 접은 사람이나 재가불자로 신심이 깊은 사람, 사회생활의 허망감을 느끼고 오롯이 수행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은퇴출가를 고심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은퇴출가자에는 벤처기업 대표나 교장 정년퇴직자, 조리사 등 다양하다.
출가상담 연령대가 고령화되고 있다. <2020년~2022년> 자료=조계종,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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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에 은퇴출가는 출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에서 2022년 동안 조계종이 운영하는 출가상담 전화를 분석한 결과 은퇴출가 상담이 전체의 22.8%를 차지하며 일반출가인 52.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청년출가 12.8%와 소년 출가 4.5%를 크게 앞지른 수치다. 상담을 의뢰하는 연령층도 40~50대가 33.7%로 가장 많아 2030 젊은 층 28.4%보다 크게 높았다. 60대 6.2%까지 감안하면 출가에 관심 있는 사람 10명 중 4명은 중장년층인 셈이다.
조계종 출가자는 2022년 6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출산과 1인 가구 증가 영향이다. 1999년 534명에 달했던 출가자수는 2021년 99명으로 처음으로 세자리수가 깨졌다. ‘출가절벽’ 속에 은퇴출가자는 전체의 1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수행 중인 한 은퇴출가자는 “살면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으면서 부처님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4년 전 출가한 50대 수행자도 “행자 1년도 절에서의 사계절 생활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서 조금 힘들긴해도 견딜만하다”며 “매일매일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만 중년출가와 5060 출가자들이 늘면서 절집 서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한 스님은 “보통 절집 서열은 세속의 나이보다 출가를 먼저한 순서인데 외관상으로 알 수 없어 난감할 때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따. 때문에 은퇴출가자를 위한 전문 수행처 설립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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