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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두 국가 해법' 없이 이·팔 진정한 평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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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커플 축복 둘러싼 아프리카 반발에는 "특별한 경우"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사도궁의 집무실 창가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집전하고 있다. 2024.01.28 photo@yna.co.kr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두 국가가 없으면 진정한 평화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발간된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두 국가 해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정부를 세우고 국가 대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해법으로 1993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맺은 오슬로 협정을 통해 확립됐다.

교황은 "오슬로 합의가 있었고 그 합의에는 두 국가 해법이 분명하게 담겼다"며 "그 합의가 적용되기 전까지는 진정한 평화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 전쟁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심연의 벼랑 끝에 있다"며 "전 세계적인 휴전을 맺자"고 호소했다.

그는 중동지역 확전에 대한 두려움을 표명하면서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비밀 회담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있다"며 "휴전은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동성 커플에게 사목적 축복을 허용한 것을 둘러싸고 아프리카 주교들을 중심으로 가톨릭교회 내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항의하는 사람들은 소규모 이념 집단에 속해 있다"며 "우리는 그런 집단을 내버려 두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다만 아프리카 대륙 주교들의 반대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우"라며 한발 물러섰다.

교황은 "특별한 경우는 아프리카인들이다. 그들에게 동성애는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추악한 것이며 그들은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인을 제외하고는 동성 커플에게 축복을 허용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모두가 이해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지난달 18일 교황의 승인을 받은 교리 선언문에서 동성 커플이 원한다면 이들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비록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이 전례, 예식에서 이뤄지거나 어떤 식으로든 혼인 성사와 유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결혼은 남녀 간 불가분의 결합"이라며 동성 결혼에 반대해온 가톨릭교회의 전통과는 다른 역사적 결정으로 평가됐다.

교황은 다음 달 11일 고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아르헨티나를 올해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올해 벨기에, 동티모르,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방문이 예정됐다.

올해 87세인 교황은 최근 몇 년간 끊이지 않았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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