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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을 공격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첫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글로벌 원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동 전쟁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왔으나, 홍해 위기가 본격화되자 주요 산유국들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막힐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요르단 주둔 미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28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 초반 1.5%까지 치솟으며 장중 배럴 당 84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79.29달러를 찍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배럴 당 96달러까지 올랐다가 미국발 공급 안정화와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으로 지난해 12월 73~7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후티 반군이 홍해 공격을 감행한 뒤로, 한 달 새 약 10달러가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약 9%가 뛰었고, WTI는 9.7% 급등했다.
홍해 지역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향후 원유 공급을 비롯한 무역 전반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다. 그간 후티 반군은 미국이나 영국과 연계된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공격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던 영국 유조선을 타깃으로 삼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러시아 석유도 홍해를 우회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에 미군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 격화되며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까지 폐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한 달만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도 국제 유가가 20% 이상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미군 사망으로 미국이 전쟁에 더 많이 개입할 가능성과 이 지역에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 모두 커졌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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