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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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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탈당파 ‘개혁미래당’으로…36년만에 ‘4당 체제’ 총선 치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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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민주당 탈당파 주도로 결성된 ‘미래대연합’이 28일 공동 창당 방침을 선언했다. 공동 신당의 이름은 ‘개혁미래당’(가칭)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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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왼쪽)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의 공동 창당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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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4일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양향자 의원이 주도해 온 한국의희망도 개혁신당으로 합당을 선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4·10 총선은 기존 여야 대결이 아니라 국민의힘 계열의 두 정당(국민의힘·개혁신당)과 민주당 계열 두 정당(민주당·개혁미래당)이 겨루는 ‘4당 체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와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 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고자 공동 창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초 모든 제3지대 정치세력을 모으는 ‘빅 텐트’를 추진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우선 민주당 이탈 세력만 한 데 묶는 ‘미디엄(medium) 텐트’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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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2월 15일 영수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평화민주당 김대중, 통일민주당 김영삼,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당시 총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1노(盧) 3김(金)’은 자정을 넘긴 마라톤 협상 끝에 ‘5공 청산’ 문제 등에 일괄 합의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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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제3지대 빅텐트’에 대해서도 “가급적 각 당이 공천 프로세스에 들어가기 전에 통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박원석)이라고 말했으나, 이날 민주당 탈당파끼리 먼저 손을 잡으면서 정치권에선 “빅텐트 성사가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당초 ‘제3지대 원샷 통합’이 거론된 것 자체가 민주당 출신과 국민의힘 출신이 따로 뭉칠 경우 양측 차이점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신당간 본격적인 충돌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항의하면서 불쾌감을 내비쳤다.

제3지대 두 신당이 후보자 등록 기간(3월 21~22일)까지 ‘빅 텐트’ 결성에 실패하면, 4·10 총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개혁미래당, 개혁신당(현재 의석수 순) 등 4당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이 겨루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1988년 총선에서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신민주공화당(총선 당시 의석수 기준)의 ‘1노(盧) 3김(金)’ 4당 체제 이후 36년 만에 국민의힘 계열 양당과 민주당 계열 양당이 겨루는 ‘1한(韓) 3이(李)’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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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28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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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총선에서 4당은 ▶대구·경북(TK) 민정당 ▶호남 평민당 ▶부산·경남(PK) 민주당▶충청 공화당 등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했다. 하지만 현재 ‘4당 체제’가 36년 전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YS·DJ·JP 같은 구심력이 아닌, 거대 양당의 리더십 균열 과정에서 커진 원심력이 ‘4당 체제’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신율(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이번 신당의 특징은 전직 대표들이 탈당해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각 당의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파생된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 두 신당의 독자 생존 가능성도 의문이다. 뚜렷한 계층·지역 기반이 보이지 않아서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두 당이 얼마나 지역구 후보를 낼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치 구도의 균열과 변화까지 이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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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아 정책 홍보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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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23~25일·무선전화면접)에서 ‘22대 총선 결과 기대’에 대해 응답자의 24%가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다수당선’·‘민주당 다수당선’(각각 33%)보다는 낮았으나, 20대(40%)·무당층(36%)·중도층(36%)에서 ‘제3지대 선호’가 많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준한(정치학) 인천대 교수는 “선거가 가까워지면 중도층·무당파가 줄기 마련인데 지금은 계속 남아있다”고 말했고,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일단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3지대 전망에 대해선 “무당파가 그냥 투표를 안 할 수 있다”(이준한)라거나 “독자적인 비전·전략이 있어야 중도층을 흡수할 것”(최진) 등 신중론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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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3지대 양당은 비전 제시에 주력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절대로 진영 만들지 않는 그런 정당을 만들겠다. 국민만이 우리의 진영”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정치에서 3년 동안 정책이 실종됐다. 선거 때마다 누가 감옥에 가야 하니 마니 싸우다 보니 무엇이 대한민국 먹거리가 되어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다.

오현석·강보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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