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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버려야 산다”...메타버스 열풍 신기루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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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 권고사직, 법인청산 절차
컴투스 '컴투버스' 희망퇴직 단행
정부 '게임산업법 적용' 추진에
업계 "사업 접으라는 얘기" 반발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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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던 ‘메타버스’가 ICT(정보통신기술)업계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기업들은 관련사업 및 서비스를 축소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했던 메타버스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게임업계가 호황기였던 코로나 19 당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메타버스 사업에 투입했지만 신규 게임의 흥행 저조와 불황의 장기화로 버틸 여력이 없어지자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사업을 정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에프앤씨(F&C)는 산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 70명가량에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법인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메타버스 사업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022년 미래 신사업으로 꼽은 사업 중 하나다. 넷마블은 손자회사 메타버스월드를 설립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며 비대면 특수가 사라지며 수익성이 악화하자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이다. 메타버스월드의 2022년 매출은 6억 5400만 원, 당기순손실 357억 원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7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졌던 넷마블의 상황도 메타버스 서비스 종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특수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컴투스도 2022년 메타버스 및 블록체인 전문 개발사로의 전환을 외치며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성적이 저조하자 출시 한 달 만에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돌입한 바 있다. 컴투버스는 2023년 상반기까지 83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메타버스 사업을 육성한 빅테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10월 사명을 페이스북을 바꾸고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10년간 100억 달러씩 총 1000억 달러(약 144조 원)가량을 투자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메타 내 메타버스 전담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의 2022년 영업손실은 137억2,000만 달러(약 16조8,6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손실액은 더 늘어난 것으로 예측된다.이에 결국 메타가 지난해부터 AI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곤두박질쳤던 주가도 V자형 반등을 일구며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의 주가는 메타버스 시작과 동시에 곤두박질 치고 AI로 선회하면서 V자를 긋고 회복하고 있다”며 “이는 메타버스 사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월트디즈니는 메타버스 전략 부서를 해체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상 현실 작업 공간 프로젝트인 알트스페이스VR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은 동력을 잃고 있다.

빅테크 마저 백기를 드는 메타버스 사업이 국내에서는 규제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설 자리는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게임 요소가 들어가 있는 메타버스에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에 게임적인 요소가 있다고 천편일률적으로 게임법을 적용하려는 것은 무리한 시도”라며 “게임에 적용되는 본인인증, 과몰입 방지, 등급 분류 등의 규제를 적용하면 콘텐츠 제작에 제한이 커져서 결국 사업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투데이/김나리 기자 (nari3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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