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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주가 견인은 '실적'
토요타 주가는 연초대비 15% 이상 상승했다. 엔저 효과로 일본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실적이다. 토요타의 2023회계연도(2023년4월~2024년 3월)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급증한 4조5000억엔(약40조7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이익 3조엔(27조1500억원) 기록도 넘을 전망. 일본 기업 중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3조엔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량도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업계에선 토요타가 12월에도 최소 80만 대를 팔아 지난해 1100만 대 이상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판매량 기준 세계 1위다. 올해 역시 역대 최대 생산량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김영옥 기자 |
토요타 신기록 배경엔 하이브리드차 전략이 있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이달 도쿄에서 열린 오토살롱 2024에 참석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3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무리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시장 점유율의 30%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면 나머지 70%는 하이브리드차나 수소 전기차나 수소 엔진차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진 차는 반드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타는 세계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1위인 일본 토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미디어 설명회에서 글로벌 시장 판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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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한 토요타 자동차의 올해 생산 목표는 1030만대.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경우 지난해 생산량(1100만대)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 밖에 자동차 업계에선 토요타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전고체 전지’ 실용화를 가장 먼저 상용화시킬 수 있는 기업으로 토요타를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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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고집한 토요타
시장에선 하이브리드 기술이 전기차에 밀려 한물간 기술로 치부됐다.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세계 신차 절반 이상이 전기차였다. 판매량도 급증해 2020년 320만 대에서 2022년 1050만 대, 지난해에만 1380만대가 팔렸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값비싼 전기차 가격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다. 고육지책으로 전기차 브랜드들은 가격 인하 카드도 잇따라 꺼내고 있다. 중국 BYD가 독일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15% 내렸고, 테슬라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렌터카 회사 허츠는 보유한 전기차 중 2만 대를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이다. 시장에선 전기차가 ‘캐즘(chasm)의 덫’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캐즘이란 기대를 모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화 전 단계에서 겪는 침체나 후퇴를 의미한다. 토요타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차로 전기차의 캐즘을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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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아직 이르다 구관이 명관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대비 65% 증가해 전체 시장의 8%를 차지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46%)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콕스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 완성차 판매량을 1570만대로 예상하는데, 이중 하이브리드차는 14%로, 순수 전기차 비중은 10% 안팎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 겨울 미국 전역을 덮친 폭설과 한파는 하이브리드 시장 부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급격히 떨어진 온도에 전기차 방전이 속출하면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기 때문이다. 기회를 포착한 토요타는 올해 북미 시장에 총 9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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