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일회용 플라스틱 78%는 식품포장... 절반은 재활용 어려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린피스, 2023 플라스틱 배출 기업 보고서>
음료포장 가장 많아... 롯데칠성음료가 최다 배출
그린피스 "재사용·리필 기반 시스템 만들어야"
한국일보

지난해 7월 그린피스의 플콕(플라스틱 콕 집어내)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애플리케이션에 자신들이 사용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브랜드와 상품명 등의 정보를 기입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일주일간 배출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40개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식품 포장재다. 배출된 일회용품의 절반은 비닐 등 재질·구조상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으로 조사됐다.

그린피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플라스틱 배출 기업 보고서-우리는 일회용을 마신다’를 24일 공개했다. 지난해 시민 2,084명을 상대로 일주일간(7월 23~29일)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그린피스는 소비 단계에서 어떤 일회용 플라스틱이 배출되고, 어떤 기업에 감축 노력이 필요한지를 밝히고자 2020년부터 매년 이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들이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총 8만6,055개다. 1인당 평균 41.3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 것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품포장재(6만7,373개)로 78.3%였다. 식품포장재 비중은 이전 조사에서도 매년 70%를 상회했다. 비닐봉투 및 비닐포장재(7,299개)와 마스크 등 개인위생용품(7,289개)이 각각 8.5%로 두 번째로 많았다.

식품포장재만 놓고 보면 생수를 포함한 음료 포장재(37.6%)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 또한 이전 네 번의 조사와 동일한 결과다. 다음으로 많은 건 간식류 포장재(15.3%)였고, 즉석밥·밀키트 등 가정간편식(14.3%)이 뒤를 이었다.

배출량 상위 10위 제조사는 모두 식품기업이다. 1위는 롯데칠성음료로 이 회사가 제조한 제품에서 나온 일회용 플라스틱이 3,978개(4.6%)였다. 롯데칠성은 2021년 조사부터 배출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2,531개)과 삼다수를 만드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2,517개)는 각각 2.9%로 공동 2위였고, 코카콜라(1,786개, 2.1%)가 4위였다. 상위 10개사의 플라스틱 발생량은 전체의 22.1%였다.

플라스틱은 단일 재질에 단단한 구조를 가져야 재활용이 용이한데 페트(PET),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등이 대표적이다. 조사 기간에 배출된 일회용품 가운데 이에 해당하는 비율은 52.2%였다.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비닐(45.3%)과 복합재질 등 기타(2.5%)는 태생부터 재활용이 어렵다. 다만 단일 재질 플라스틱이라도 선별과 가공, 시장수요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2021년 기준 16.4%만 재활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일보

네슬레와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재사용 또는 리필 제품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린피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 자체를 줄이는 한편 재사용·리필 제품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주요 기업 중 재사용 계획이 있는 건 코카콜라(글로벌)와 쿠팡뿐이었다.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 음료 25% 이상을 리필·반환 가능한 병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쿠팡은 배송 시 재사용 가방을 사용하거나 일부 포장을 재회수할 계획이다. 배출량 1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재생원료 사용 확대’ 등 플라스틱 감축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 감축 목표는 없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음료 기업은 4년 연속 가장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며 “이들 기업이 매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사용과 리필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절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