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상승주도, 34년만 최고치
BOJ금리 유지기대...엔화약세 호재
22일 마스크를 쓴 남성이 일본 도쿄 시내에 설치된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 |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거품(버블) 경제’ 붕괴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22일 전 거래일보다 583.68포인트(1.62%) 오른 36546.95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버블 경제기였던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다.
닛케이지수는 23일 장 초반에도 전장보다 333.05포인트(0.91%) 상승한 36880.00까지 고점을 높이며 장중 기준 34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전날 일본 증시에서는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의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뉴욕증시는 1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22일에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연일 오름세를 보이며 22일 사상 처음으로 38000선을 돌파했다.
노무라증권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세가 폭넓게 확산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설명했다.
2022년 말 2만6000선이던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말 3만3400대로 1년 동안 28.2%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9.2%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지난해 7월 3일 거품 붕괴 후 종전 최고치인 3만3753까지 오른 이후 반년간 횡보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버블 경제 시기인 1989년 말 3만8915까지 올랐으나 거품 붕괴와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2009년 3월에는 7054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올들어 닛케이지수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데에는 미국 증시의 호조와 함께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수도권 도쿄도의 2023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신선식품 제외 CPI는 2.1% 올라 전달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22~23일 열리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10~15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이달 금리 정책 유지를 전망했다.
아울러 엔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는 일본 기업들의 이익 증가 기대를 높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일본 증시로 끌어당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케이지수는 역사적인 오름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과열을 경게하는 분위기는 별로 없고, BOJ의 금리 기조가 동결될 경우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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