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가격이 내려가는데"···ETF 승인에도 비트코인 '주르륵'

비트코인 가격, 10일간 하락세···한때 4.1만달러선 무너지기도

호재 실현 이후 차익 실현 움직임 확대···가격 조정 단계 진입

가격 전망 두고 '가치' 논쟁 여전···반감기 다시 변곡점 전망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관의 신규 자금 진입이 아직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 차익 실현 매물은 계속 쏟아지고 있어서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 흐름이 계속되자 시장 내에서도 향후 가격 전망을 둘러싸고 상반된 전망이 충돌하고 있다.

21일 글로벌코인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4만1612달러대를 등락하고 있다. 전일 대비로는 소폭 오름세(0.03%)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이달 4만9000달러(12일)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15%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전날 새벽에는 4만1000달러 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현물 ETF 승인과 함께 '코인의 봄'이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실제 가격 움직임은 기대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에선 현행법상 중개·투자 행위가 불법이라는 판단에 시장 내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한 데에는 호재가 소진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만6000달러까지 고꾸라졌던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현물 ETF 승인과 반감기 도래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반감기가 시작되면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란 기대였다. 이런 기대감을 먹고 올라선 비트코인 가격이 "뉴스에 판다"는 격언처럼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은 일종의 조정 단계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지난 2004년 세상에 처음 등장한 금 ETF 역시 출시 기대감이 금값 오름세를 이끌었고, 출시한 이후로 가격 통합이 시작돼 조정 기간을 거친 바 있다. 이외에도 시장에선 가격 하락이 ETF 신청 기관 중 하나인 글로벌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GBTC) 매도 흐름, 비트코인 채굴자 매도세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시장 가격 하락이 계속되자 전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월가의 황제'라는 별칭을 가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다이먼은 "비트코인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매년 100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자금은 사기·탈세·성매매 등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그는 비트코인을 '과장된 사기'에 비유한 바 있다.

반대로 가상자산 시장 주요 호재 중 하나인 반감기가 오는 4월 도래하면 다시 한번 새로운 변곡점이 찾아올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시점을 뜻하며, 4년 주기로 돌아온다. 지금껏 비트코인은 이런 반감기를 기점으로 가격이 급등해 왔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미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 CEO는 비트코인이 내년 중후반에는 17만 달러(악 2억25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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