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모 살해 암매장’ 40대에 무기징역 구형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 남부지검 청사. 이준헌 기자

검찰이 계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친아버지 고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의붓아들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강도살인·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배모씨(49)에 대해 “피해자를 경제적인 이유로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 발각 이후에도 수사 단계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경제적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한 부분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배씨 측은 “피고인이 범행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배씨는 지난해 10월19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계모 이모씨(75) 주거지에서 친누나의 장애인 연금 통장을 가져가려다 이를 막는 이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배씨는 이튿날 시신을 선친의 고향인 경북 예천군의 한 모래밭에 암매장했다. 이어 이씨 통장에서 160만원을 인출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15일 해당 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에서 살해 의심 사건으로 전환하고 배씨를 추적했다. 이틀 뒤 경기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배씨를 체포했고, 예천 갈대밭 인근에 암매장된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배씨는 지난해 4월부터 실직상태로 경정·경륜 베팅과 인터넷방송 후원 등에 재산을 탕진하고 2255만원의 빚을 진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이씨가 사망하면 자신이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의 허위 유언장을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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