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서 '차량시위'한 차주
차주에게 전화하자…"손 대면 불 지를 것"
현행법상 주차장은 사유지…처벌 어려울 듯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입구를 가로막은 채 주차한 뒤 자리를 뜬 차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아파트 주차 갑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인 사람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어제 저녁부터 저 상황이 됐다"며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한 대가 아파트 진입로 차단기 앞을 막아두어 거주민이 아파트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만든 상황이 담겼다.
A씨는 "차주가 여러 번 경차 자리 2자리를 차지하고 주차를 해서 경비원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그런데도 계속 동일하게 주차해 주차위반스티커를 붙였더니 저렇게 주차해 뒀다"라며 "(차주에게) 전화를 해 보니 10시에 차를 뺄 테니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차에 손을 대면 불을 지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입주민 등이 경찰에 신고를 넣었지만, '사유지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을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입구를 가로막은 채 주차한 뒤 자리를 뜬 차주 때문에 타 입주민이 아파트 내부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파트 주차장 민폐가 지속적으로 나오는데 법을 개정해야 할 듯", "강제 견인하도록 법을 바꾸어야 한다", "아파트 단지에 작은 불을 내고 소방차를 불러서 밀어버리는 게 나을 듯", "이런 사연을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싫어진다", "저런 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견인 조치를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인 사람이라고 밝힌 누리꾼 B씨는 댓글을 통해 "거주 중인 아파트는 항상 주차 자리가 부족하다. 경차들이 일반차량 자리를 점령해버린다. 그래서 밤늦게 퇴근하는 일반 차들은 경차 자리에 주차를 못 하니까 매일 갓길이나 밖에 주차했다"라며 "해당 차주가 참다 참다 폭발해 저런 짓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차 문제로 인한 주민 갈등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1일에는 한 차주가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유로 아파트 주차장 세 칸에 걸쳐 차를 주차한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하지만 현행법상 차주에 대한 처벌은 어렵다. 아파트 주차장의 경우 사유지로 분류되는데, 현행법상 사유지 무단 사용에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견인 등의 행정조치도 도로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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