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도 지구도, 육지도 바다도 모두 '뜨거웠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육지와 바다 모두 손꼽히게 뜨거웠던 것으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지난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습니다.

기상청은 작년 기후 특성을 분석해 오늘(16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3.7도로,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시점으로 삼는 1973년 이후 51년 사이 가장 높았습니다.

종전 1위인 2016년(13.4도)과 비교하면 작년 연평균기온이 0.3도나 더 높았습니다.

2023년 평균기온 분포도

지난해 일최고기온과 일최저기온 연평균 값도 각각 19.2도와 8.9도로 역대 1위였습니다.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과 열대야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은 14.2일과 8.2일로, 평년보다 3.2일과 1.6일 많았습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을 비롯해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하면서 따뜻한 남풍이 불 때가 잦았고, 이에 기온이 높은 날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덥지 않은 달이 없었습니다.

연평균기온 상승을 이끈 달은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3.3도와 2.1도 높았던 3월(전국 평균기온 9.4도)과 9월(22.6도)이었습니다.

6월(22.3도)과 8월(26.4도)도 기온이 평년보다 0.9도와 1.3도 높아 특히 더운 달에 해당했습니다.

여름 더위도 길게 이어졌는데, 장마가 끝나고 7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52일간 단 하루 빼고 모두 평년보다 기온이 높거나 비슷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균 17.5도였습니다.

최근 10년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 온도

이는 최근 10년(2014~2023년) 평균치보다 0.4도 높고, 10년 사이 2번째로 높은 것입니다.

열두 달 중 우리나라 주변에 고기압이 폭넓게 자리 잡았던 9월의 해수면 온도(25.5도)가 10년 평균과 차이(1.7도)가 가장 컸습니다.

작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지구가 뜨거웠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45±0.12도 높았습니다.

이로써 2016년을 제치고 작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WMO는 "올해가 더 더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강수량 분포

작년 우리나라 연강수량은 1천746.0㎜로, 1973년 이후 3위에 해당했습니다.

평년 연강수량(1천193.2~1천444.0㎜)과 비교하면 약 32% 많았습니다.

비가 온 날은 108.2일로, 평년(105.6일)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강수량이 많았다는 것은 '한 번 비가 올 때 거세게 쏟아졌다'는 의미로, 작년 일평균 강수 강도는 16.1㎜로 평년(12.6㎜)보다 3.5㎜ 많은 역대 1위였습니다.

호우(1시간 강수량이 30㎜ 이상)가 기록된 날과 일강수량이 80㎜ 이상인 날은 각각 2.9일과 3.8일로, 평년(1.9일과 2.4일)보다 잦았고 모두 역대 2위였습니다.

장마철(660.2㎜·역대 3위) 등 5~7월과 12월에 유독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해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17개가 발생(평년 25.1개)해 제6호 태풍인 카눈 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평년 3.4개)을 줬습니다.

카눈은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관통한 태풍으로 남았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황사가 관측된 날은 평년(6.6일)보다 5.2일 많은 11.8일로, 1973년 이래 5번째로 황사가 잦았습니다.

지난해 봄 중국 북동부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고 기온은 평년보다 높아 이 지역에서 모래 먼지가 자주 일었습니다.

이 먼지가 북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됐습니다.

(사진=기상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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