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제재 2배 증가… 삼성화재, 최다 ‘불명예’

그래픽=정서희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보험 관련 기업에 문책성 제재를 내린 건수가 2022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개 연도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회사는 삼성화재로 나타났다.

15일 조선비즈가 금감원 제재 목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금감원 본원 보험 관련 부서에서 제재를 내린 건수는 총 16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83건)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2019년 이후 5개 연도 중에선 2021년(190건) 다음으로 지난해 제재 건수가 두 번째로 많았다.

금감원의 제재는 금감원이 정기·수시로 금융사의 금융 업무를 검사하고 금융 업무 관련 법령을 어긴 사실을 적발했을 때 내리는 문책성 행정처분이다. 과징금·과태료 부과 등 강제 조치부터 금융위원회 제재 건의, 기업의 자율 후속 조치 요구 등이 있다.

금감원의 제재 건수가 늘어난 이유는 최근 들어 보험사기 적발에 따른 후속 조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2년 35건이던 보험사기 관련 제재는 지난해 84건으로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보험사기 혐의가 밝혀진 이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금감원 내부 지침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관련 업무 인력도 늘어나는 등 보험 관련 분쟁 및 범죄 대응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단일 기업 중에서 지난해 1년 동안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곳은 삼성화재다. 이 기간 삼성화재는 과징금 6억8500만원·과태료 2억8000만원 부과를 포함해 총 6건의 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삼성화재가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받은 이유는 회사 전속 보험설계사들이 500여건의 부당 보험계약을 맺게 한 사실이 적발되면서다.

금감원은 삼성화재 전속 보험설계사들이 지난 2016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487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522건 보험계약을 맺으면서 충분히 정보를 알리지 않아 보험업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최근 시점에 계약이 소멸된 보험과 비슷한 보장을 포함하거나 기존에 가입한 보험과 비슷한 보장을 포함한 보험을 판매하면서도 가입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화재 외에도 5대 손해보험사의 제재 목록을 살펴보면 현대해상 2건, DB손해보험 3건, KB손해보험 3건, 메리츠화재 4건 등의 제재가 내려졌다. 3대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이 4건, 한화생명이 4건, 교보생명이 2건의 제재를 받았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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