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의 길”
이미 3지대 정당인 ‘새로운선택’ 합류
30일까지 탈당해야 정의당 비례 승계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당 탈당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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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 길로 가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류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3지대 정당인 ‘새로운선택’ 창당 과정에 합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인 류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탈당하지 않고 다른 정당에 참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류 의원의 탈당은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가칭 개혁신당을 포함한 빅텐트 참여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 정의당으로선 비례대표 1번인 류 의원이 탈당하고, 박원석 전 의원 등이 연이어 이탈하면서 총선 전 내부 분열 국면을 맞게 됐다.
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어제 정의당 당대회가 있었다. 정의당은 결국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을 승인했다”며 “당의 진로에 관한 당원의 총의를 묻지 않겠다는 어제의 결정 때문에 당원총투표까지 당원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던 저의 노력도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는 운동권 최소연합을 선언했지만 조만간 조국신당과 개혁연합신당, 진보당 등과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며 “연합정당이라는 교묘한 수사와 민주당 느낌을 최대한 빼는 수작으로 인천연합과 전환, 막후의 심상정 의원은 마지막까지 당원과 시민을 속일 테지만, 실제로 지도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고 비대위원장의 인터뷰에서도 관측할 수 있는 분명한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의 재창당 방향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사랑하는 정의당과 진보정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권위주의와 팬덤정치로 타락해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양당 정치의 대안을 제시해야 대한민국 시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정의당이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정당으로 몰락해 가는 걸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당기위원회에 출석한 뒤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주에 피제소인 류호정의 당기위원회가 열린다. 모든 직위를 해제당한 저는 어제 당대회는 물론이고 여러 차례 있었던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토론할 기회가 없었다”며 “정의당의 비대위는 저를 추방했지만 저는 도망치지 않겠다. 마지막으로 당의 공적 기구에서 제 진의가 무엇이었는지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징계 결과와 상관없이 정의당을 탈당하고,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오는 30일까지(국회의원 임기 만료 120일 전) 탈당을 해야 비례대표 승계가 가능하다. 류 의원이 예정대로 오는 30일까지 탈당하게 되면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비례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류 의원의 탈당 선언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가칭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인사들은 의원직을 유지하며 제3지대 신당 활동을 해온 류 의원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의원직을 버리고 개혁신당에 합류한 허은아 전 국민의힘 의원(비례)과 비교하기도 했다. 류 의원이 활동 중인 ‘새로운선택’은 개혁신당을 포함해 미래대연합(가칭), 새로운미래(가칭) 등 3지대 정당들이 모두 연합해서 ‘빅텐트’를 쳐야한다는 입장이다. 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에게 “제 3지대가 튼튼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목적을 갖고 나와계신 분들은 크게 뭉쳐야 양극단의 정치를 끝낼 수 있다”며 “(3지대 정당들이) 더 크게 만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류 의원은 한 게임회사에서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정의당에 합류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21대 국회에 들어왔다. ‘비동의강간죄법’(형법 개정안)를 공동 발의했고, 타투업 합법화 법안 등도 발의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을 거부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정의당은 비례1번 국회의원의 탈당에 대하여 시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의당이 다음 총선에서 보다 우일신한 모습으로 시민 여러분께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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