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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취업과 일자리

[뒷북경제]고용률 역대 최고에도 청년 취업자 뒷걸음···제조업도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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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2만7000명 증가에도

전년비 증가 폭 50만명 축소

핵심 연령층 20·40대서 감소

수출 저조에 제조업도 된서리

서울경제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30만 명 넘게 늘어나며 고용률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분위기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닙니다. 경제주력군인 청년층(15~29세)과 40대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제조업·건설업 취업자 수도 감소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고용 호조라는 말을 쓰기에는 머쓱한 상황입니다.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 7000명(1.2%) 증가했습니다. 이달 4일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 32만 명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코로나 기저효과로 80만 명이 넘게 늘었던 2022년보다는 크게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취업자는 증가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실제 연간 취업자 수는 2019년 30만 1000명 늘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21만 8000명 감소한 뒤 이듬해 36만 9000명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에는 81만 6000명이 늘어 22년 만의 최대 폭 증가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2022년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저조했던 전년 기저효과와 방역조치 해제 효과가 겹치며 고용시장 지표가 이례적으로 좋았던 해로 꼽힙니다. 2022년을 제외하고 보면 전반적으로 30만 명대의 증가 폭을 유지하는 셈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돌봄 수요의 증가와 일상 회복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 등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3년 연속 계속됐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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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내용입니다. 우선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15~29세)에서 9만 8000명, 40대에서는 5만 4000명 취업자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 36만 6000명이 늘었고 50대(5만 9000명), 30대(5만 4000명) 등은 증가했습니다. 통계청은 청년층 인구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2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취업자 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고용률(46.5%)도 전년 대비 0.1%포인트 줄었습니다. 정부는 20대 이하 고용률이 낮아진 것은 전년 호조세를 보인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별로도 건강한 지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4만 3000명 줄어든 게 눈에 우선 뜁니다. 2022년 13만 5000명 늘어난 뒤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부동산 경기도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부동산업(-1만 8000명)과 건설업(-9000명)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3만 7000명 줄었는데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 구조적으로 거래 환경이 변화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2018년부터 6년째 감소셉니다. 대신 포스트 코로나의 영향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14만 3000명이 늘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11만 4000명이 증가해 취업자 수를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2.6%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해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0.7%포인트 상승한 69.2%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칩니다. 이처럼 고용률이 역대 최고지만 정부 마저도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해보다 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경기 부진 흐름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한 상황입니다. 뒷걸음질 친 청년층 취업 증가와 된서리를 맞은 제조업 일자리의 확대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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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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