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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ETF’ 사고판지가 언젠데…당국 뒤늦게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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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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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를 시작했지만, 국내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국내 투자자의 거래는 어려운 상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미국 외 국가에서 이미 상장돼 국내 증권사를 통해 수년간 거래가 가능했지만 미국의 승인 이후에야 금융당국이 판단을 내놓으면서 신규 매수가 중단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캐나다와 독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신규 매수 서비스를 중단했다. 전날 오후 늦게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의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중개는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발표하면서다. 금융당국이 관련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이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률 적합성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거래 불가’를 공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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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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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한 최초의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2021년부터 캐나다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선 관련 상품이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를 통해 매수와 매도가 가능했다. 하지만 미국의 승인 후에야 금융당국 판단이 나오면서 미래에셋증권은 기존에 진행되던 거래도 막은 것이다. 당국 유권해석에 케이비(KB)증권은 12일 가상자산 현물이 아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 23개의 거래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투자자는 매수는 불가능하고 매도 주문만 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상품이 있었고 미국의 승인조차 하루아침에 갑자기 나온 결정이 아닌데도 금융당국이 뒤늦게 ‘법 해석이 필요하다’며 금지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이 승인하고 나서야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고, 그마저도 미국 얘기가 꾸준히 나왔는데도 오후에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기존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중개와 관련해 증권사가) 저희에게 보고하거나 협의하지 않았다. 이번(미국 승인)에는 그럴 거라고 예측해서 선제적으로 자료를 낸 것”이라며 “기존에 진행된 거래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11개의 첫날 거래 규모는 46억달러(약 6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상품 거래가 막히면서 12일 관련 주식의 가격이 하락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과 우리기술투자의 주가는 미국의 상장 승인 소식이 들려온 11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날에는 각각 14.89%, 9.10% 큰 폭으로 내렸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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