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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로봇이 온다

손글씨 써주고, 수영장 청소하고 … 세상에 이런 로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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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24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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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건물 건설 현장에서 건설자재를 옮기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지루한 반복 업무다. 사람이 하나하나 엘리베이터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만난 국내 스타트업 고레로보틱스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었다.

고레로보틱스 관계자는 "고층건물 건설 시 사람이 자재를 직접 옮겨야 하는 만큼 공사기간은 길어지고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자율주행 로봇 '에어-AMR'은 엘리베이터 크기에 맞춰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어튜브로 제작해 무게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3단형 선반을 가진 에어-AMR은 엘리베이터 버튼에 장착한 통신기와 수신하며 스스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내리면서 건설자재를 옮긴다. 고레로보틱스는 관계자는 "공사를 하지 않는 저녁 시간대에 로봇이 홀로 자재를 옮겨 놓으면 공사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건설자재를 자율주행 기술로 옮기는 로봇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기업 '다이렉트 드라이브 테크놀로지'는 이족 바퀴 로봇인 '디아블로'를 선보였다. 디아블로는 두 바퀴를 활용해 이동한다. 회사는 CES 부스에서 디아블로가 뒤에 사람이 탄 썰매를 끄는 영상을 시연했다. 장 디 다이렉트 드라이브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디아블로는 지형 적응력이 뛰어나다"며 "로봇 위에 물건을 올리고 빠른 속도로 배달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로봇은 최대 80㎏ 물건을 운반할 수 있으며 한 번 충전하면 4시간 동안 움직일 수 있다.

이날 CES 전시장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유사한 로봇이 많이 등장했다. 특히 중국 기업이 많았다. 유니트리는 로봇개 스팟처럼 떼 군무를 추는 모습을 관람객을 상대로 시연했다. 유니트리 로봇은 음악에 맞춰 텀블링을 하고 두 발로 일어서 춤을 췄다. 특히 대형 버전인 B2-W는 20㎏ 물건을 싣고 15㎞ 이상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중국의 딥로보틱스 역시 스팟처럼 네 발로 움직이고 건설 현장 등을 감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봇개를 작게 만들어 교육용으로 만든 제품도 나왔다. 망당의 '미니 퍼퍼(Mini Pupper)'는 대형 로봇개를 손바닥 크기로 줄였다. 사용자가 직접 코딩을 해서 여러 가지 동작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CES에 등장한 로봇 중 사람과 자주 접하는 로봇은 기계적인 외모가 아니라 '만화 캐릭터' 같은 외모를 갖춘 것이 많았다. 얼굴에 해당하는 부분을 디스플레이로 만든 뒤 만화 캐릭터가 대화에 맞춰 다양한 표정을 짓도록 한 것이다.

프랑스 기업 인챈티드 툴스의 '미로카이'는 팔과 손가락이 있고, 구 형태의 바퀴로 움직이는 '물류로봇'이다. 병원 등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옮기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로봇과 다른 점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여우 같은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물리적인 뾰족 귀가 있고 대화할 때 이 귀를 움직인다. 인챈티드 툴스에 따르면 미로카이는 일손을 덜어주는 것 외에 직장에 '즐거움'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10만대의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화 같은 얼굴을 가진 것은 아이 교육용 로봇 목시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로 구현된 목시의 얼굴은 대화 내용에 따라 다양하게 바뀐다. 두 손을 활발하게 움직여 진짜 어린아이와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목시는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CES 아마존 체험관에 등장했다.

미국 로봇 기업 '핸드리튼(Handwritten)'은 손글씨를 쓰는 '로봇팔'을 공개했다. 사용 방식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카드를 선택하고 메시지를 작성한 뒤 핸드리튼이 제공하는 40개의 글자체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손글씨 편지나 카드를 하나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3~4달러다.

최근에는 오픈AI의 챗GPT를 연결해 다양한 편지글을 작성할 수 있는 옵션도 내놨다. 현재 핸드리튼은 하루에 약 1만개의 맞춤형 카드 주문을 받고 있다. 현재 핸드리튼은 사람들이 가진 손글씨 모양을 흉내낼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로봇 기업 '와이봇'은 수영장 청소 로봇을 선보였다. 로봇은 물속을 오가며 수영장 바닥과 벽을 청소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간 로봇은 바닥과 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청소를 했는데 로봇에 있는 카메라가 바닥에 붙은 먼지를 식별해 청소해준다. 와이봇 외에 '아이퍼(Aiper)'라는 중국 기업도 최신형 수영장 청소로봇을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 이덕주 특파원 / 이상덕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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