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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연금과 보험

"더 높은 수익률 원해"… 연금계좌 증권사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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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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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과 노후 준비를 위한 필수품으로 꼽히는 개인연금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좆아 계좌를 증권사로 옮기는 '머니 무브'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를 통해 직접 돈을 굴려 연금계좌를 불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은행과 보험사를 떠나 증권사에 계좌를 트고 상장지수펀드(ETF)로 주식처럼 투자하는 새로운 유형이 자리 잡는 추세다.

11일 매일경제가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이 회사의 연금저축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개인연금 적립금은 9조3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7조2204억원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증권사 중 처음으로 10조원 돌파가 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년간 늘어난 적립액은 2조149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여기에는 다른 금융사에 만들었던 연금저축계좌를 미래에셋증권 계좌로 옮긴 금액 3600억원이 포함돼 있다.

특히 계좌를 이동한 3600억원 중 75%에 달하는 2700억원은 기존 은행과 보험사 연금저축계좌에서 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이 연금저축계좌를 만드는 창구는 크게 은행, 보험, 증권사로 나뉜다. 이 중 보험사를 통해 가입한 계좌는 매월 바뀌는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금리형' 상품으로 일종의 예·적금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최저보증이율이 있어 원금 손실이 생기지 않고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추구하다 보니 연 수익률이 1~2%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과 증권사를 통한 연금저축계좌로는 일반 공모펀드와 ETF, 리츠 등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한 은행 계좌와 달리 증권사 계좌로는 ETF를 주식처럼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더 적극적인 투자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증권사 계좌로 옮겨간 이유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국발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은행과 보험사의 수동적 상품보다는 증권사를 통한 적극적인 연금 운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자들은 증권사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해 ETF에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개인연금 내 ETF 잔액은 전년보다 약 1조6800억원(75%)이나 급증한 3조9209억원에 달한다.

미국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ETF 비중이 전체에서 30%를 차지한 가운데, 연금계좌를 통해 가장 많이 매수한 ETF는 'TIGER 미국나스닥 100'과 'TIGER 미국S&P 500'이 꼽혔다. 지난해 미국 증시 호황 덕에 최근 1년간 두 종목 수익률은 각각 57.77%, 28.33%에 달한다.

개인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연령대는 30대로, 전체 연금자산 중 57%를 ETF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 목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연금계좌를 만들어 돈을 굴리는 부모들 영향으로 20대 미만 계좌주도 ETF 투자 비중(54%)이 높았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를 통해 연금자산을 불리기 원하는 수요가 급증한 것도 주목된다. 전문 운용역이 알아서 연금계좌를 굴려주는 서비스인 미래에셋증권 개인연금 랩어카운트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38억원으로, 1년 만에 820억원이 늘었다.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으로 꾸준히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이 서비스는 안정적인 노후 대비라는 연금 취지에 맞게 성과가 우수하면서도 자산 배분에 적합한 펀드를 엄선해 다양한 자산과 지역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이 회사가 운영하는 랩어카운트 모델 포트폴리오 중 주식형 상품 투자 비중이 70% 이상인 '70+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연간 수익률이 17.2%에 달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인 연금 포트폴리오 설계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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