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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AI 밸류체인 새해 증시 주도 테마 되나, 팹리스·네트워크 장비 기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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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산업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생성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속도가 워낙 빨라 고성장이 기대되고 주식시장 역시 생성AI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미래의 성장성을 선반영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생성AI 도입 시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개선되고 다양한 분야의 자동화 프로세스에 적용 가능하다. 맥킨지에 따르면 생성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은 딥러닝 등 전통적 AI 활용과 비교해 최대 50% 경제적 효과가 더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AI 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2023년 37억달러에서 2028년 360억달러로 연평균 58%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23년 매그니피센트7(Magnificient 7)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빅테크 역시 AI 모멘텀을 강하게 받은 기업과 아닌 기업 차이에 주가 상승 폭이 엇갈렸다. 가장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엔비디아로 생성 AI로 인한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며 2022년 침체된 증시 분위기를 되돌렸다. 그 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도 AI 덕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AI 모멘텀이 약한 애플과 테슬라는 다른 빅테크들에 비해 주가 상승 폭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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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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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빅테크뿐만 아니라 여러 밸류체인에 고루 영향을 미친다. 오픈AI와 협력 관계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자체 AI를 내놓는 구글뿐만 아니라 전후방의 밸류체인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IT의 밸류체인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프라 및 인터넷으로 구성된다. 모바일 앱이 등장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PC-웹사이트-인터넷망, 모바일 핸드셋 -앱·4G로 매칭된다고 보면 된다. AI에 대입해보면 하드웨어는 엣지 디바이스, 소프트웨어는 AI, 인프라는 5G·6G가 될 것이다. 하드웨어인 엣지 디바이스에 대한 기대로 이미 반도체주, 반도체 장비주들이 2023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강한 상승세를 탔다.

온디바이스AI 반도체 수요 밝아
과거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신규 애플리케이션 출시 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줬다. 2007년 스마트폰 출시가 모바일 디램(DRAM) 수요를 견인했고, 2017년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시장이 형성되며 서버용 메모리(서버 DRAM, eSSD) 수요를 이끌었다. 한편 2024년부터 AI는 생성형(Generative)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AI 서버에서 온디바이스(Ondevice) AI로 진화하며 메모리 반도체 장기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다.

미국의 IT 연구 및 자문 기관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AI 반도체의 시장규모는 올해 약 534억달러로 추산된다. AI 반도체 시장은 2022년부터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2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향후 지금보다 더 많은 산업과 IT기업이 각자의 환경에 맞는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AI 반도체의 수요를 계속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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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칩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기대가 실린다. 2023년 3월을 기점으로 반도체 이익 전망치는 계속 개선되는 추세며 최근 11월 이익 전망은 전년비 21.5% 상승하기도 했다.

2027년까지 AI 서버 시장 성장률(연평균 36%)이 일반 서버 성장률 10%를 웃돌고, 온디바이스AI 기기의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이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증가한다. AI 스마트폰은 12~16GB, AI PC는 64GB의 용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장비주들도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비 투자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AI에 대한 투자가 신규 매출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메타의 경우 2024년 설비투자 전망치는 2023년보다 15%가량 오른 300억~350억달러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의 AI 투자가 이어지며 4분기 설비투자가 분기 대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의 투자로 브로드컴, 아리스타네트웍스(Arista Networks) 같은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이 대표적으로 매출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엔 반도체 칩 외 각종 장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타네트웍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7% 상승했는데 4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상향되고 있다.

AI칩 수요 증가로 반도체 디자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릴 수 있다. 고사양 AI칩에는 디자인 소프트웨어가 필수기 때문이다. Cadence Design Systems, Synopsys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디자인 과정에서 칩을 만들기 전, 회로 설계를 시뮬레이션해 성능을 예측해볼 수 있게 하는 도구로 반도체 디자인을 효율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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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온디바이스AI가 주목을 받으면서 반도체의 전통적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뿐만 아니라 오히려 개별 디바이스용으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회사들 역시 관심 대상이 됐다. 온디바이스가 2023년 증시 주도 테마가 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뒤를 이어 2024년을 이끌지가 관전 포인트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퀄컴, 메타, 구글, 삼성전자 모두가 온디바이스AI를 발표하면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2023년 클라우드·서버 쪽으로 치우쳤던 관심이 2024년에는 온디바이스AI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디바이스AI는 클라우드나 원격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디바이스 자체 하드웨어를 활용해 AI 작업을 처리한다. 개별 디바이스에 가속기를 장착해 AI 모델을 더욱 효율적으로 구동시킬 수 있게 한다. 연산 규모가 크지 않은 에지 디바이스용 AI 서비스(동시 통역, 번역, 문서 작업)가 중추 서버와의 통신 없이 구동하게 되는데 소모 전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개발 편의성으로 킬러앱 나오기 쉬워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확신은 킬러앱이 나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AI가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면서도 확신하지 못했던 건 아직 킬러앱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AI가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과정은 스마트폰과 앱이 나왔던 2010년대와 비슷하겠지만 관련된 주식들의 밸류에이션은 더 짧은 시간에 오를 수 있다. 일단 GPTs는 모바일 앱보다 만들기 쉬워졌다. 모바일 앱만 하더라도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앱을 제작하고 운영할 개발 인력이 필요했다. GPTs는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GPT 빌더를 통해 커스텀한 서비스를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비용도 낮췄다.

저렴해진 비용, 개발의 편의성, 높아진 확장성 덕분에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엔 기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게임 형식의 언어교육 앱인 듀오링고는 오픈AI의 GPT-3를 기반으로 하고 2023년 GPT-4도 도입했다”며 “AI를 기반으로 해서 학습할 수 있는 언어가 다양해 확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1년 상장한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2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순익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최근 신고가를 냈다. 그뿐 아니라 서비스나우, 어도비처럼 AI를 적용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이미 신고가를 내거나 신고가에 근접했다.

국내 ETF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 집중
AI와 관련된 투자는 개별종목 외에도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가능하다. 국내에는 AI와 관련된 ETF만 13개가 상장돼 있어서 자신의 투자 스타일대로 ETF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다. 대부분 반도체 관련 국내 기업을 담고 있는 ETF다. 2023년 상반기 출시된 ETF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비중이 컸지만 하반기에는 보다 HBM 테마에 집중하기 위해 소부장주들의 비중이 높은 ETF가 나오고 있다.

2023년 11월 상장된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ETF는 HBM을 만들기 위한 패키징 핵심 공정 관련 기업을 대거 편입했다.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이오테크닉스, 하나마이크론 등이다. 같은 날 상장된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ETF는 한미반도체 편입 비중이 크며 이외 ISC, 리노공업 등 소수 종목의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UNICORN 생성형AI 강소기업 액티브’ ETF 역시 생성형AI 산업과 관련이 있는 밸류체인 관련주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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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의 반도체 클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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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는 ‘한국투자글로벌AI&반도체TOP10펀드’가 있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AI와 반도체 두 산업의 대표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두 산업의 융합 과정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군에 투자하되, 그중에서도 시장 독점력과 미래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진 플랫폼 기업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해 산업 규모 확대에 따른 수익을 추구한다.

미국 ETF는 팹리스 위주
미국에서도 AI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들이 많다. 시총이 100억달러인 ‘VanEck Semiconductor ETF(SMH)’는 미국에 상장된 대형 반도체주를 주로 편입했다. ‘Invesco PHLX Semiconductor ETF(SOXQ)’는 미국에 상장된 대형 반도체 기업에 종합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며 반도체 대표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 Semiconductor Index)를 추종한다. 팹리스 기업 인텔의 비중이 약 10%로 가장 크며, 브로드컴(팹리스), 엔비디아(팹리스), 마이크론(파운드리) 등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달러화 가치에 좌우되지 않는 투자를 하려면 ‘KBSTAR 미국반도체 NYSE(H)’ ETF에 투자하면 된다. 글로벌 대표 반도체 ETF인 SOXX(iShares Semiconductor ETF)와 동일한 기초지수(NYSE Semiconductor Index)를 추종하는 환헤지형 ETF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대표기업 30종목에 투자하며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해 달러화 가치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에게 알맞은 상품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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