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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비주류 탈당 이어질까…이재명 지도부 공천 관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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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의 의견그룹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10일 탈당 선언을 하기 위해 국회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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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비주류였던 ‘원칙과 상식’ 3인방(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탈당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당내에선 ‘비이재명계’(비명) 현역 의원과 ‘친이재명계’(친명) 원외 도전자가 맞붙은 지역에서 당 지도부가 어떻게 공천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연쇄 탈당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칙과 상식 3인방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온 탓에 강성 당원들에게 ‘문자 폭탄’은 물론 살해 협박까지 받아온 이들이다. 이들의 지역구는 출마지를 찾는 친명 원외 인사들에게 일찌감치 표적이 됐다.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는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법률특보단장을 맡은 김하중 변호사, 강경파 친명 원외 인사들 모임인 더민주 전국혁신회의의 이원혁 대변인, 이 대표와 경기도에서 호흡을 맞춘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종민 의원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금산에는 ‘리틀 이재명’을 자처하는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조응천 의원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갑에는 지난 대선 당시 미디어특보단장을 지낸 최민희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경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친명계 출마자들이 강성 지지층에 편승해 노골적으로 ‘비명계 타도’를 내세우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과열 양상을 보인다.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은 강원도 강릉 지역위원장이자 강원도당위원장이었음에도 비명계 강병원 의원이 있는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 입길에 올랐다. 김 전 구청장은 “당내 분열과 난맥상을 일으킨 자들에 대한 정치적 심판은 당원들의 강력한 여망”이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의 경고에도 ‘당원 탄원서’를 받으며 출마를 강행했다.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었던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수박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며 비명계 전해철 의원이 있는 안산 상록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 발언 탓에 당직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출마 뜻을 접지 않았다. 정봉주 전 의원 역시 “민주당 내에 민주당답지 않은 의원이 너무 많다”며 연고가 없는 서울 강북을에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과 맞붙겠다고 선언했다. 한 재선 의원은 “어느 시대에나 도전자는 있을 수밖에 없는데, 지금 도전자들에겐 ‘비명 타도’, ‘이재명 지킴이’ 같은 구호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이재명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이런 인사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추가 탈당의 기류가 갈릴 것으로 본다. 수도권의 한 비주류 의원은 “지도부의 경고와 징계조차 무시하고 출마를 강행한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이 대표의 시험대”라며 “그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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