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재판 기간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한 위원장은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재판을 방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 국민 비판이 정말 뜨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국민의힘은 그런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 해도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 후보가 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서약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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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남 창원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1박 2일 부산·경남(PK) 일정을 시작한 한 위원장은 경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와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 남포동 비프(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11일엔 부산에서 첫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이 특정 지역을 1박 2일 동안 공식 방문하는 것은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처음이다. 당초 11일엔 당 중진 의원 오찬 간담회가 잡혀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이 헬기 이송 특혜와 지역의료 비하 논란으로 번지며 민주당을 향한 PK 민심이 들끓자 오찬을 미루고 부산 일정을 하루 늘렸다. 일정을 1박 2일로 잡은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은 “우리나라를 크게 보면 수도권이 있고 그 외 다른 지역들이 있다. 부산은 그 다른 지역들의 발전을 대표하는 곳”이라며 “그런 곳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이후 첫 현장 비대위를 열어 국민의힘이 수도권, 영·호남, 그 외 모든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전국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 부산형 워케이션 거점센터에서 열린 '부산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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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이 대표 헬기 이송과 관련해선 “최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라면서도 “응급 의료 체계와 긴급 의료 체계에서의 특혜 또는 여러 가지 구멍 등을 국민이 보시고 분노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나 민주당을 비난하기보다 앞으로 더 나은 체계를 갖추기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권은 그동안 PK 민심 이반으로 고심이 깊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불발, 산업은행 이전 지연 등의 악재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한 위원장은 이날 PK 민심에 호소하는 언행을 거듭했다. 한 위원장은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언급하며 “여야 갈등이 증폭된 시점에서 경남을 위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킨 건 기적적인 일”이라며 추켜세웠다. 부산에선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국민의힘에서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대단히 높은 최우선 순위 과제”라며 “2가지 약속을 드린다. 첫째 약속은 회기 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법을 통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둘째 약속은 반드시 부산으로 이전하는 법을 통과하기 위해 총선에서 이기겠단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선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및 ‘북항 재개발’ 등 지역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라고도 말했다.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당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구두를 벗고 절을 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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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를 향한 구애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 위원장은 경남에서 “과거 3·15 의거 등 역사의 중요한 장면에서 경남은 대한민국의 해결책을 늘 제시해온 곳”이라며 "그런 경남의 정신으로 이 나라의 난제들을 해결하겠다. 경남의 정신으로 4월 10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둔 곳이 경남의 바다 노량이었다”며 “충무공의 위대한 애국심과 인품을 흠모하고 억지로라도 흉내내며 제 모든 것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부산에선 문재인 정부 때 부산으로 좌천됐던 걸 거론하며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 산책했고, 서면 기타홀에서 기타 배웠고, 사직구장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 제가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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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질의응답에선 현안 관련 입장도 밝혔다. 전날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한 위원장은 “조사위(특별조사위원회)를 야당이 장악하고, 압수수색, 출국금지, 동행명령까지도 할 수 있다”며 “야당 주도의 조사위가 사실상 검찰 수준의 그런 조사를 1년 반 동안 한다면 국론이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을 많이 얘기하는 것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고 저도 잘 듣겠다”며 “제2부속실 설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 제도와 관련해서도 “우리 당은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민주당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창원·부산=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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