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 모임 오펙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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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감산으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던 주요 산유국들의 합의가 분열하는 와중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등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서로 다른 요인이 모두 작용하면서다.
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선물은 전일 대비 2.08% 오른 배럴당 72.24달러로 마감했다. 전날인 8일에는 4.12% 하락하면서 70.77달러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배럴당 9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이처럼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중이다.
최근 국제유가에는 상방 압력과 하방 압력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 당장 8일에 가격이 4% 넘게 빠진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가격을 낮춘 점이 영향을 줬다. 사우디 국영에너지기업인 아람코는 아시아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27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원유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지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는 ‘감산’을 지렛대 삼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 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물론이고 오펙플러스 회원국들도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감산에 동참하지 않았고, 여기에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원유 수요도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계속되면서 국제유가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되는 것은 국제유가를 오르게 할 수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헤즈볼라 지휘관이 숨지는 등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확산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란에서 폭탄테러를 벌이는 등 불안감이 높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바닷길이 막히는 것도 국제유가에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국제유가는 상승과 하락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혼조세를 거듭할 전망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통화정책 관련 전망보다는 중동의 정세 불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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