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서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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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외교부 과장 재직 당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외교부로부터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정보위원회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1999년 2월 23일 혈중알코올농도 0.061% 상태에서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약식 기소됐다. 면허정지 수준으로, 서울중앙지법은 조 후보자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외교통상부(현재 외교부) 북미1과장 신분이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기관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징계 절차를 거쳐 합당한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외교부는 벌금형을 받은 조 후보자에게 품위 손상 등에 따른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징계위원회 회부도 없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경찰에 외교부 공무원 신분임을 밝혔다"며 "경찰 처분 결과가 외교부에 통보되는 등 정상적인 사후 절차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당시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등에는 음주운전과 관련한 양정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음주운전 1회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대체로 경고 조치하고, 2회 이상 적발됐을 때 비로소 징계를 하곤 했다. 조 후보자 측도 "1999년 당시에는 외교부 내 음주운전 징계기준이 없어, 징계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사고로 인적 물적 피해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그러나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에 상응하는 징계가 내려지지 않은 배경을 집중 추궁할 생각이다. 북미1과장이 '실무직의 최고봉'으로 불릴 정도로 외교부 내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만큼 정상적인 징계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김의겸 소병철 윤건영 이원욱 이인영 홍익표 의원 등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후보자가 왜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경찰청, 법원 등에 정보 제공을 동의하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조 후보자가 아들 병역 의혹 등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청문회 딱 하루만 버티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해줄 것이라는 오만함의 발로"라고도 비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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