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중동의 한 이비인후과에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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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제3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손해보험사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동시에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가 중요해지자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3보험은 건강보험을 비롯해 암보험과 어린이보험 등 사람의 질병·상해를 보장하는 것으로 손해보험사가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일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1′을 출시했다. 고객이 필요한 보장만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상품으로 삼성생명 상품 중 가장 많은 144개의 특약이 신설됐다.
같은 날 한화생명은 암·뇌·심장 등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한편 보험료는 절반 수준으로 낮춘 ‘The H 건강보험’을, 신한라이프는 개인 보장 요건에 따라 100여개의 특약을 선택할 수 있는 ‘신한 통합건강보장보험 원’을 출시했다. 그밖에 교보생명은 암보험을, 동양생명은 수술치료보험을 각각 내놨다.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제3보험 상품을 강화하는 이유는 종신보험 등 주력 시장이 포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신규 가입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 데다 1인·맞벌이 가구 증가로 종신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제 종신보험은 자산가들이 거액의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으로 CSM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생명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으로 분류되는 제3보험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CSM은 미래에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바꾼 것으로 보장성 보험을 판매할수록 CSM이 증가한다.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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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보험은 연평균 7% 성장을 기록한 매력적인 시장이다. 보험업계는 손해보험 산업이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9.8% 성장했는데, 제3보험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3보험에 대한 생명·손해보험 겸영 허용 초기인 2004년 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은 25%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역전돼 손해보험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새해 참조요율도 생명보험사들의 제3보험 시장 진출을 가능하게 했다. 참조요율은 정보가 부족한 보험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 때 참고하는 통계 자료로 업계 평균 보험요율을 뜻한다. 그간 생명보험사들은 국가통계를 보고 상품을 개발해 왔는데, 올해 참조요율이 처음으로 반영되면서 국가통계보다 질병발생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보장에도 보험료가 50% 안팎 절감되는 효과가 생기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셈이다.
보험업계는 생명보험사들이 오랜 기간 제3보험 시장을 눈여겨본 만큼 올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생명보험업계도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며 “질병·상해보험 등 제3보험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 상품의 경쟁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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