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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확률 90%”…‘10%’ 변수는 무엇?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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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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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발표가 임박했습니다.

8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0.1% 오른 4만39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대표 격인 이더리움은 0.8% 내린 2218달러에 거래됐는데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6500억 달러로, 0.1% 증가했죠.

비트코인은 4일 오전 7시쯤엔 10% 넘게 급락한 바 있습니다. 이후 다시 가격이 반등한 건데요. 이처럼 등락을 거듭하는 건 SEC의 현물 ETF 승인 전망에 따른 겁니다. 승인을 거부할 것이라는 예측에 급락했다가, 낙관론이 나오면서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거죠.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쏠린 건 여기에 따라 상승세가 또 한 번 탄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종 승인 발표가 다가올수록 비트코인 가격도 요동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놓으면서 승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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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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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운용사 11곳 승인 신청…SEC 승인 가능성 ↑


지금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최종 수정본을 제출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11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와 21 셰어즈가 공동 제출한 첫 신청의 답변 시한이 10일(현지시간)인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관련한 첫 번째 결정이 나오는 날이기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날로 쏠린 상태죠.

2013년 윙클보스 형제를 시작으로 그간 미국의 많은 대형 자산운용사와 가상자산 투자 전문사들은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해왔습니다. 그러나 SEC는 매번 이를 기각했는데요. 비트코인 시장이 사기와 조작 행위에 취약한 데다가 기초상품 또는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주요 시장들과 상호감독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보호 조치가 미약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2022년 SEC의 기각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법원은 이미 허용된 비트코인 선물 EFT에 비해 비트코인 현물 EFT가 더 위험하다고 볼 근거가 없기에 SEC의 기각 결정이 자의적이며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지난해 8월 판결했습니다. SEC는 상소하지 않았고, 그레이스케일은 해당 판결을 근거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을 다시 제출했죠. 이후 업계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사실상 확정 짓는 분위기가 흘렀는데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항소법원 판결을 토대로 8~12건의 현물 암호화폐 ETF 신청서를 ‘새로운 시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SEC의 전략으로 풀이되기도 합니다. 만약 SEC가 상고하면 사안은 연방 대법원에서 다뤄지게 되는데,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을 뒤집은 사례는 극소수입니다.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하는 게 극도로 어려워지는 데다가 유사 사안에 대해서도 SEC의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없는 등 득보다 실이 될 요소가 많기에 일부러 상고를 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거죠.

현물 ETF 승인이 한 차례 더 연기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당국의 회의적인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암호화폐 업계가 증권법, 자금 세탁 등의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보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그간 SEC가 내세우던 시장 조작 위험 등 주장은 항소심 판결로 인해 힘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죠. SEC가 신청을 거부하려면 이전에 주장하던 근거가 아닌, 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해야만 합니다. 또 최근 현물 비트코인 ETF 상장 예정인 거래소들이 최종 신청 서류를 공개하고 나서면서 SEC의 승인이 임박한 듯한 움직임까지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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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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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ETF 승인되면…“수조 달러 유입·가상자산 상품 개발 ↑”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부를 뿐 아니라 비트코인이 주요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다른 가상자산 금융상품도 활발히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우선 비트코인 시장에 대규모 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데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이후 수조 달러가 유입될 것이며 이에 따라 현재 4만 달러대인 비트코인 가격이 2030년 6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내년 중순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현재보다 4배 이상 커진 3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유럽 디지털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첫 12개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14만10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이는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6만8789달러)를 두 배 웃도는 수치입니다.

비트코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더 넓게 받아들여지고, 다양한 가상자산 금융상품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언인데요. 폭스비즈니스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피델리티와 같이 통제가 엄격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발행사를 통해 ETF를 구매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투자자가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죠. 비트코인 현물 ETF가 안정화한다면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연기금, 전문 투자 자문사 등 새 기관 투자사를 끌어들이고, 가상자산의 본격적인 대중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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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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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가능성 90% 이상”…이후 가격 전망은?


현재 업계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들은 SEC가 10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확률이 90%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5일 SEC가 신청사들에게 서류 최종안을 요청하면서 추가적인 피드백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기대에 힘을 실었죠.

비트와이즈 자산관리의 매튜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ETF 승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에 작은 뉴스에도 상대적으로 큰 시장 변동이 생길 수 있다”면서 “3일 그런 일이 일어났고 시장은 다시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의 ETF 전문 연구원 에릭 발츄나스는 “SEC가 마지막 의견을 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무산될 가능성이 5%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90%에 달했던 승인 가능성이 95%로 올라선 겁니다.

다만 5~10%가량의 변수를 조명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가 미국 투자 자문 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올해 출시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39%에 그쳤습니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매트릭스 포트는 3일 “겐슬러의 가상자산에 대한 엄격하고 회의적인 태도, 민주당이 SEC 투표 권한을 장악하고 있다는 정치적인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1월 데드라인에는 그 어떤 상품도 승인받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매트릭스 포트가 “이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20% 급락해 3만600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회장은 비트코인이 투기적이며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저장 가치의 한 형태로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한 적 없다”며 “비트코인은 엄청난 규제 변화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비트코인은 부유한 사람들의 금융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작을 것”이라며 “최근 몇 가지 고전적인 실패도 목격했다”고 덧붙였죠.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에 대해선 어떤 전망이 나올까요?

가상자산 투자펀드 코인쉐어스의 멜텀 드미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뉴스 매도 이벤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마지막주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ETP)에 2억4300만 달러가, 작년 한 해 22억 달러가 유입됐다”고 말했죠. 이어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이라며 “이미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20억달러 상당 자본을 확보한 상태라고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설령 SEC가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하더라도 비트코인이 갑자기 하락 전환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대형 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가 또 한번 판가름 날 3월 15일까지는 투자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인데요. 4~5월이면 비트코인 채굴량이 급감하는 반감기가 도래하는 것도 가격 폭락을 예방할 안전장치로 받아들여집니다.

ㄷ만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단기적으론 주요 가상자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캐시 우드 CEO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에 투자자들이 ‘뉴스에 파는’ 식의 매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유자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세부적인 의견이 갈리지만, 업계에선 일단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예상하는 분위깁니다. 다만 SEC는 6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누군가가 투자하는 게 당신에게도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유명인의 추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말 것”이라고 낙관론을 경계했는데요. 상반기 코인 시장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투자자들의 눈길도 한동안 비트코인에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투데이/장유진 기자 (yxx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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